15분 거리서 생활·업무·여가활동 가능한 도시 정립

'15분 도시'로 도민 행복 높인다 1.개념과 목표 도보 자전거 등 이동 가능한 범위 초근접 도시 생활편의 환경유지 균형발전 등 도시대안 제시 기존 도시 자동차 중심 개발 도입 과제도 산적

2022-10-05     김용현 기자

민선 8기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정은 핵심 목표와 도정 과제로 지역균형성장을 위해 '15분 도시 제주' 조성사업을 계획·추진한다. 새로운 도시계획분야인 '15분 도시'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도민들에게 알리고, 왜 제주에 '15분 도시'가 필요한지 분석하며, 제주현실과 특수성에 맞는 '15분 도시' 모델이 무엇인지 분석해 시사점을 제시코자 한다.

△새로운 도시의 개념
'15분 도시'는 이름 그대로 도심에서 모든 일상생활을 15분에 가능한 도시를 뜻한다. 즉,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해 15분이내 거리에서 상업활동, 직장업무, 학교, 의료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도시구조가 바로 '15분 도시'이 기본 목표이자 방향이다.

프랑스 소르본 대학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주창한 개념인 '15분 도시'는 소규모 생활권으로 나눠 도보·자전거·트램 등으로 모든 인간활동을 가능케 하는 압축도시(컴팩트도시)의 업그레이드된 도시설계모형이라 할 수 있다.

15분도시가 주목받은 이유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이 이동반경을 최소화하는 단거리 생활권 조성 필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 등의 퍼스널 모빌리티가 단거리 이동에 적합한 교통수단으로 활성화되면서 '15분 도시'가 각광을 받고 있다.  

여기에 친환경적인 도시를 구현하는데 '15분 도시'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에너지의 퍼스널 모빌리티와 전기트램, 도보와 자전거 등으로 이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내연기관 자동차를 이용한 이동을 최소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초근접성 중요 요소
안 이달고(Anne Hidalgo) 프랑스 파리시장은 2020년 1월 재출마를 선언한 후 '15분 도시' 정책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달고 시장의 15분 도시 역시 초근접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다. 도보와 자전거, 대중교통수단만 이용하더라도 도시생활을 편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달고 시장의 도시정책 자문인 파리 11대학 도시설계학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 교수는 '15분 도시의 핵심 원칙'을 정의하기도 했다.

모레노 교수의 원칙은 △우선 모든 시민이 식료품이나 신선한 음식 및 건강관리와 연관된 상품과 서비스에 쉽게 한다. △각 지역에 가족 유형별 다양한 유형과 크기의 주택을 제공하고, 일하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살 수 있도록 한다 △모든 시민이 깨끗한 공기를 즐길 수 있도록 충분한 녹지공간을 제공한다 △원격근무를 하는 유형 사람들을 위해 집 근처에 소규모 사무실, 소매 및 접대시설 등을 둔다 등이다.

모레노 교수의 원칙에 따라 이달고 시장의 공약에는 파리 전역을 30㎞이하 주행, 초고층개발 억제, 도시숲 조성, 자전거도로 활성화, 공공임대주택 확대, 콘크리트 면적만큼 녹지공간 확보, 집과 일터·학교를 15분에 이동 가능한 도시·교통시스템 구축 등을 포함하기도 했다.

이처럼 '15분 도시'의 비전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도시개발계획 및 토지이용계획, 대중교통계획까지 총망라해 거주민의 생활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청정한 도시환경을 유지하고, 지역균형발전까지 실현하는 신개념의 도시모델이다.

△제주현실 맞는 개념 정립 필요
모든 도시설계모형이 그렇듯 '15분 도시'에도 단점이 존재한다. 자가용 자동차와 원거리 중심으로 도시개발이 이뤄진 상황에서 도보와 자전거, 대중교통수단 활용을 우선시 하는 '15분 도시'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15분 도시'는 보행자 중심의 도시계획이지만 현재 제주를 비롯한 우리나라 도시는 '자동차 통행'을 우선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전용도로나 보행도로를 갖추기 위해서는 차도를 줄일 수밖에 없고, 행정관청과 사업체 등이 특정지역에 집중돼 있어 출퇴근 시간에 보도나 자전거를 이용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도시들이 원도심과 신도심, 상업지구, 주거지구, 업무지구 등 용도에 따라 도시설계 및 개발이 이뤄졌기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한 중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15분 도시'가 도입될 경우 오히려 난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정의 '15분 도시 제주'가 원래의 15분 도시 개념과 맞지 않아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결국 도정은 '15분 도시 제주'의 개념과 목표를 명확히 하고, 도민사회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김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