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도시, 사람중심 균형발전 제주 만드는 것"
'15분 도시'로 도민 행복 높인다 6.김형준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제언 유럽서 시작된 개념 불구 제주 적합한 도시 모델 거주민 의견수렴 공급불균형 최소화 궁극적 목표 '15분 도시'와 '30분 권역' 등 최적화 방안 연구
15분 도시 조성을 위한 향후 10년 간의 마스터플랜를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5분 도시 제주플랜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15분 도시 제주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및 시범지구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과업지시서 추진 내용 및 실천방안 등을 협의했다. 워킹그룹 위원장을 맡은 김형준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15분 도시 제주'에 대한 개념과 목표, 추진방향,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제언했다.
△15분 도시 궁극적 가치는 사람.
김형준 제주대학교 교수는 '15분 도시' 개념이 유럽에서 시작됐지만 제주도에 최적화된 업그레이형 도시모델을 개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람중심과 균형발전을 향한 제주특별자치도를 설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5분 도시 제주플랜 워킹그룹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형준 제주대 교수는 "15분 도시가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와 철학은 사람이 살기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며 "즉, 사람중심, 생활중심 도시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도시와 농어촌(읍·면)지역이 함께 있는 제주도가 오히려 15분 도시 구현에 적합한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유럽에서 시작된 개념이라고 우리나라 또는 제주도와 맞지 않는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세계 유명 랜드마크는 건축과 도시공간을 상징화하는 것으로 제주지역 역시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도시개발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신규도심개발, 낙후지역 재개발 등 외형적 성장에 맞췄고, 2010년대 들어서야 원도심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개념이 도입됐다. 하지만 원도심 복원에 중점이 되면서 주민 주거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단점이 있다.
2020년 들어서 '15분 도시' 또는 'N분 도시' 개념이 부각됐고, '15분 도시 제주'가 구상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에 프랑스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모든 시민이 집 주변에서 도보와 자전거로 기본적인 생활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근린과 지역기반의 '15분 도시'를 구상했다.
김 교수는 "최근 들어 '15분 도시'가 부각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와 제주도의 기존 도시계획에 상당부분 개념과 내용이 포함됐다"며 "단지 15분이란 범위와 목적을 구체화한 것이기에 도입했다고 혼선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017년 수립된 '2025 제주도 도시기본계획'에는 소생활권(도보권), 중생활권(대중교통 이용 10~15분 이내), 대생활권 등으로 생활권 범위에 따른 관공서·병의원·교육기관 등의 공공시설배치 계획이 수립됐다.
김 교수는 "현재 수립된 제주도시기본계획의 생활권 배치 계획에 도보·자전거 등 이동범위를 15분으로 구체화되고, 생활필수품·문화시설 등이 세부적으로 포함하면 15분도시를 구현하는 것이다"며 "이전에 전혀 없던 새로운 도시계획을 수립해 도입하는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단 제주는 현재 소생활권 구축기반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우선 소생활권을 설정하고, 15분 도시 제주와 연계하는 방향으로 도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또한 소생활권의 도시인프라를 일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소생활권마다 지역주민 의견수렴을 통해 가장 시급하고 원하는 도시기반을 구축하는 등 사람중심을 바탕으로 한 시간개념의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도시-읍면지역 모두 적용 가능
김 교수는 '15분 도시 제주'가 나아가야할 시사점에 대해 '주민의견을 수렴해 공급불균형을 채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압축해서 표현했다. 또한 '15분 도시'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도민사회가 갖지 않도록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김 교수는 '15분 도시'는 기존 생활권의 도시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부족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이기에 난개발을 부추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민의 주거지를 중심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반을 이루는 것이 '15분 도시'의 궁극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15분 도시'로 제주도시의 모든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모든 도시계획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15분 도시'를 통해 난개발과 지역불균형 등의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지역의 경우 '15분 도시'와 '30분 권역'을 융합하면 제주에 최적화된 도시계획을 수립·추진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판단했다. 모레노 교수가 최근 제주에 방문해서 제안한 도시계획모델로 도심과 읍면지역을 아우르는 '15분 제주 도시'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업무·교육·병의원(약국 포함)·상업·여가 등 6개 중심의 도시기능을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15분 도시'와 '30분 권역'으로 적절하게 분포시키야 한다.
김 교수는 "15분 거리안에 모든 것을 욱여넣는 것이 15분 도시의 개념이 아니며, 기본생활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는 것이다"며 "여기에 주민들의 욕구와 생활권 여건 등을 감안해 30분 권역내 분포토록 재배치 하면 된다"고 밝혔다.
또 "주민욕구와 전문가 분석을 통해 도시기반시설 공급 불균형 요소를 찾은 후 최소화하는 것이 15분 도시 제주의 첫시작이다"고 15분 도시 제주의 기본방향에 대해 말했다.
김 교수는 모레노 교수처럼 콤팩트시티(압축도시) 개념은 도시에만 적용할 수 있지만 15분 도시는 도시와 농촌 지역 모두 적용이 가능하기에 제주에서도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지역은 도보와 자전거로 15분 개념을 설정하고, 읍면지역은 대중교통 등으로 15분 설정하면 된다. 30분 권역으로 아우른다면 제주특별자치도가 하나의 명문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제언했다.
김형준 교수는 "서양(유럽)의 15분 도시를 넘어 제주만의 '15분 도시 제주'를 만드는 첫걸음을 내딛었고, 앞으로 연차별·단계별로 추진하면서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