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하는 열혈 농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다"
[제주 감귤 미래 50년을 일구는 선도 농업인] 12. 오병국씨
도 겨울딸기, 전국 인공씨감자 최초 재배…고품질 생산 위해 물·온도 관리 중요
경영비 감소 등 위해 점적관수 방법 추천…청년 농부·고령 농가 지원 방안 필요
오병국 서귀포시레드향연구회 회장은 서귀포시 일원에서 1만 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한라봉과 레드향, 황금향, 노지 등 다양한 품종의 감귤을 생산하고 있다. 오 회장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감귤은 고품질로 전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오 회장은 제주 감귤산업 발전을 위해 모든 농가가 고품질 감귤을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후계 양성과 기술 보급 등에 앞장서고 있다.
△ 세상이 주목한 '열혈' 농부
오병국 서귀포시레드향연구회 회장(74)은 현재 아들과 함께 서귀포시 남원읍 일원에서 1만 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한라봉과 레드향, 황금향, 노지 등 다양한 감귤을 수확해내고 있다. 오 회장은 감귤 농사를 일구기 전부터 '색다른 농사를 짓는 농부' '연구하는 농부'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초에는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겨울딸기를 재배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주변인으로부터 '얼마나 바보 같으면 딸기로 돈을 벌려느냐' '겨울에 무슨 딸기냐' 등의 빈축을 샀다. 하지만 오 회장은 꿋꿋하게 밤낮없이 딸기를 연구하고 세심히 관리했다. 그 결과 기대 이상의 작황 성과를 거둬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또 1990년대 초에는 카이스트에서 개발한 인공 씨감자를 전국 최초 대량 생산해냈다. 이때 전국 주요 언론과 일본 NHK-TV 등 매스컴에 소개됐다. 이처럼 남다른 모험심과 도전 정신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오 회장의 열정은 감귤로 이어졌다. 오 회장은 1997년부터 레드향을 재배해 그 규모와 품종을 늘렸다. 2006년부터는 서귀포시레드향연구회를 조직해 고품질 고당도 상품 생산을 위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에도 연구회를 이끌며 제주 감귤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배우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게 오 회장의 설명이다.
△ 고품질 물 온도 관리 중요
10월은 레드향이 본격적으로 착색되는 시기다. 오 회장은 고품질 레드향 생산을 위해 물 조절과 온도 관리를 강조한다. 물 조절을 위해서는 자신 과수의 당·산도를 측정한다. 레드향의 당도는 10월 10브릭스, 11월 11브릭스, 12월 12브릭스, 이듬해 1월 13브릭스 이상을 맞춰야 한다. 지금 시기 레드향의 산도는 2.5 전후가 좋다. 예컨대 산도가 3.5 이상일 경우 물을 소독하듯이 뿌리면 낮아진다. 온도 관리는 문을 오전 9시께 열어주고 오후 5시께 닫아주면 좋다. 비료는 관행대로 2~3개월에 1회씩 뿌리는 것이 아닌 적은 양을 20일 주기로 꾸준하게 주는 것이 좋다. 시기에 맞는 비료를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역마다 토질이 다르고 기후가 다르다. 이 때문에 물 주기나 온도 관리, 비료 주기 등은 자신의 데이터를 확보한 뒤 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오 회장은 급수를 위해 점적관수를 권한다. 점적관수는 마이크로 플라스틱 튜브 끝에서 물방울을 똑똑 떨어지게 하거나 천천히 흘러나오도록 해 원하는 부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소량의 물을 공급하는 관수 방법이다. 오 회장은 점적관수를 통해 물의 양을 예년보다 반을 줄이고 비료 사용도 크게 줄였다.
△ 후계 양성 기술 보급 노력
오 회장은 제주 감귤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후계 양성과 기술 보급 등에 열심히 하고 있다. 오 회장은 "혼자만 잘 돼서는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 제아무리 좋은 상품을 납품해도 다른 농가가 비상품을 유통하면 가격 안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오 회장은 자신의 교육장과 아들 장훈씨의 유튜브(오장훈의 홈런농장) 등을 통해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아낌 없이 전달하고 있다. 해당 유튜브에는 시기별 해야할 것과 재배 노하우 등 다양한 영상이 올라와 있다. 유튜브 검색창에 '오장훈의 홈런농장'을 검색하면 된다. 오 회장은 "농사는 모든 산업의 근간이다. 이미 농촌 현장에서는 인구가 감소하고 농가의 고령화가 현실하고 있다. 후계를 못 찾아 농사 규모를 줄이거나 폐업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며 "청년 농부 유입과 육성 등을 위한 프로그램과 고령의 농가를 지원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진혁 기자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