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격외 감귤 처리난 농가 아우성
농협별 하루 차량 1~2대분 도개발공사 처리능력 한계 일해·롯데칠성은 중순부터 수매량 감소 조생은 더 심각
제주도가 올해산 극조생부터 규격외 감귤 처리를 가공용 수매로 전환했지만 극조생과 조생을 합한 가공용 수매물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한데다 수매 업체별 시기 편차로 물량 쏠림 등 처리난이 발생하고 있다.
2일 제주도와 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도내 20개 농협에서 규격외 극조생 감귤을 받고 있지만 농협당 하루 차량 1~2대만 배정되면서 이르면 오전 8~9시에 마감되거나 아예 물량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차량 1대당 20㎏ 상자 15개 분량의 통 32개(9.6t)가 실리는 점을 고려하면 농협당 하루 9.6~19.2t만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각 농협들은 농가당 수매량을 배정하거나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농가들이 원하는 물량에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헛걸음 하는 사례 등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
이는 현재 제주도개발공사만 규격외 감귤을 수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 2만5000t을 수매할 예정인 도개발공사의 처리능력이 하루 400~420t으로 한계가 있어 수매가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1만6000t을 수매하는 ㈜일해와 1만t을 계획한 롯데칠성㈜은 각각 이달 14일, 28일부터 수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수매에 앞서 10일(㈜일해), 24일(롯데칠성㈜)께 농협에 통을 배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분간 수매물량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규격외 조생 처리난은 더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올해 극조생 1만여t과 조생 5만t 등 6만여t을 가공용으로 수매 처리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조생 6만5000t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올해는 극조생도 포함돼 조생만 놓고 보면 물량이 1만5000t이나 줄어든 것이다.
서귀포시 지역 한 농협 관계자는 "가공용 감귤 수매업체들이 계획된 물량을 채우는데 보통 1개월 정도 걸리는데, 12월말에 가공용 수매가 끝나 조생 출하가 마무리되는 2월초까지 농가들은 규격외 감귤을 자율격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올해 극대과 비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는데 조생 감귤을 가공용으로 처리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극조생 규격외 감귤도 우리 농협은 농가당 20㎏ 상자 60개 물량을 배정했는데 차량 1대로는 하루에 8농가만 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 새벽부터 와서 기다려도 팔지 못하거나 원하는 양을 팔지 못하는 농가들의 항의가 많다"고 토로했다. 김봉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