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와 예술 조화' 역발상으로 인식 바꾸다
쓰레기 없는 제주 만들기 5. 오사카시 마이시마 소각장
발상 전환 빛난 설계 랜드마크 자리매김
연간 1만8000여명 찾는 관광·교육 현장
여열 활용 전력 생산 철·알루미늄 재활용
마이시마는 오사카시 앞바다에 만들어진 인공섬이다. '환경 창조형 모델 도시'를 지향해 건립된 이곳에는 흡사 놀이공원을 연상케 하는 건물이 있다. 빨간 외벽에 노랗고 파란 줄무늬와 흰색과 검정색의 바둑판 무늬가 교차하는 화려한 색감을 뽑내는 이 건물은 소각장이다. 오사카시 등 인근 4개시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마이시마 소각장은 이처럼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을 탈피하기 위한 건물 디자인와 전력 생산 등 경제효과 창출, 환경학습의 장으로서 지역주민에게 사랑 받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놀이공원이야, 소각장이야"
오사카시 마이시마 소각장은 혐오시설이라는 주민들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자연과 융화된 디자인에 집중했다.
오사카시과 시의회는 소각장이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장 견학하는 등 노력 끝에 얻어낸 '발상의 전환'의 결과물이다.
외관은 물론 내부마저도 동화나 판타지 영화 속 인물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성을 연상시키는 마이시마 소각장은 오스트리아 비엔나 태생 생태미술가이자 유명 건축가인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1928~2000년)가 설계했다.
훈데르트바서는 자연 보호에 깊은 관심을 가진 인물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직선이나 동일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면서 곡선과 패턴이 각기 다른 디자인을 의식적으로 사용했다.
마이시마 소각장 역시 '기술, 생태와 예술의 조화'를 주제로 설계됐다.
건물 벽면에는 빨간색과 노란색 줄무늬를 활용해 공장 내부에서 불타는 불꽃을 형상화했으며, 소각장 주변을 공원화하는 등 자연과 어우러진 '초록 공간'으로 둘러쌌다.
건설 비용에는 굴뚝 등을 포함한 건축공사비 약 2270억원, 공장 공사비 약 3020억원, 건축설비공사비 약 320억원 등이 투입됐다.
이러한 '역발상'을 통해 마이시마 소각장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매년 1만8000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소각장을 찾는 방문객 4명중 1명은 외국인으로, 인근 주민의 인식 개선 뿐만 아니라 다수의 견학자가 방문하는 지역의 관광명소이자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전기·알루미늄 판매 수익 창출
2001년 가동을 시작한 마이시마 소각장은 일반쓰레기 소각시설과 대형쓰레기 파쇄설비를 갖춘 대형 폐기물처리시설이다.
마이시마 소각장은 당시 오사카시내 소각시설이 좁은 부지 문제로 증축 및 재건축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밀려드는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1997년 착공됐다.
소각시설은 소각기 2개를 가동해 1곳당 450t씩 하루 900t을 처리하고 있다. 대형쓰레기 파쇄설비는 하루 170t이다.
마이시마 소각장에는 오사카시를 비롯해 인근의 야오시, 마츠바라시, 모리구치시 등 모두 4개 시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반입된다.
각 시에서 발생하는 연간 쓰레기량은 2018년 기준 오사카시 85만4755t, 야오시 6만7662t, 마쓰바라시 2만9257t, 모리구치시 3만1606t 가량이다.
인구 270여만명의 오사카시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하루 평균 3600t 가량이다. 마이시마 소각장은 이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900t를 처리한다.
마이시마 소각장은 소각열과 대형쓰레기의 철·알루미늄을 재활용하고 있다.
일반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보일러에서 발생한 증기는 인근에 위치한 마이시마 슬러지센터에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소각장내 난방과 배기가스 재가열, 회전식 파쇄기 등에 공급 등에 이용된다.
이와 함께 잉여 증기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하루에 생산되는 전기는 55만㎾, 최대출력은 3만2000㎾다.
이는 오사카시내 3만5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지만, 실제로는 공장내 사용되는 전기를 자체적으로 충당하고 있다. 남은 전기는 전력 회사에 판매한다. 이를 통한 연간 수익은 약 100억원에 달한다.
자전거 등 대형쓰레기는 회전식 파쇄기를 통해 15cm 이하의 조각으로 파쇄된다. 파쇄된 대형쓰레기 조각은 자선기와 알루미늄 선별기를 거쳐 철과 알루미늄이 분리되며, 이후 소각된다.
마이시마 소각장은 분리된 철과 알루미늄을 재활용하거나 판매해 연간 5억7000만~6억60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신승은 기자
※ 이 기획은 환경공익기금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우메모토 카츠미 마이시마 소각장 공장장
"만들어지고 버려진 쓰레기는 누군가는 처리해야 한다. 쓰레기를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지, 버리는 사람은 누구인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생각해봐야 한다."
우메모토 카츠미 마이시마 소각장 공장장은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주민 인식 개선 과제로 이같이 조언했다.
우메모토 카츠미 공장장은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땅과 돈이 필요하지만 오사카시를 비롯한 일본은 더이상 쓰레기 처리시설을 지을 땅이 없다"며 "이 때문에 쓰레기 감축 정책인 '3R' 정책을 전국적으로 추진하고, 시민들도 배출량 자체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사카시 역시 소각장 등 폐기물처리시설을 건설하거나 증축하기 위한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를 겪어왔으며, 마이시마 소각장 역시 주민의 반대가 심했다"며 "인근 주민으로부터의 반대 의견은 반드시 있을 수밖에 없다. 이해와 설명을 통해 갈등을 관리하고 시설 건설 및 운영방법을 정비하는 것은 행정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우메모토 카츠미 공장장은 "소각장이 위치한 마이시마 섬은 공장이 밀집한 인공섬으로 인근에 주택가가 위치하지 않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집차량의 주행 경로 지정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했다"며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나 폐수 등은 배기가스 세정장치, 질소 산화물 저감 장치 등을 마련해 악취와 공해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매일 초등학생 등 학생과 주민, 장애인 등 전국민을 대상으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잡은 만큼 지역주민 인식 개선이라는 목표를 충분히 이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환경활동의 장으로서 가치를 높여나가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