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줄이기 시민 운동으로 확산 필요

환경정책은 시민사회의 감춰진 욕망

2022-12-14     이경아 도민기자

일회용품 없이 살 수 있을까. 제주지역 환경단체 작은 것이 아름답다가 일회용품 없이 1주일 살기 챌린지를 진행한다.

편리한 현대의 생활에는 일회용품이 있다. 야외 활동하다 목이 마르면 마트에서 손쉽게 생수를 구입하고 카페에서는 일회용컵을 이용해 매장을 벗어나 음료를 즐긴다. 집안 청소는 걸레를 빠는 번거로움 대신 살균제가 들어있는 물티슈를 이용해서 청소하고 버리면 끝, 배달음식은 조리와 설거지의 수고를 줄였다. 그 덕에 우리의 생활은 끊임없이 쓰레기를 생산한다

값싼 일회용품의 댓가는 무엇인가. 

년간 일회용컵 10억개 이상, 식품 접객업소용 물티슈가 년 간 34만t이 넘게 생산, 배달음식을 통한 일회용 용기며 비닐 사용. 우리가 쉽게 버리는 모든 것에도 자원과 에너지가 들어갔다. 우리는 그것들을 버리면서 동시에 우리가 숨 쉬는 공기와 물과 토양을 병들게 한다. 값싸고 편리한 가공식품을 끊임없이 섭취한 사람의 몸처럼 지구 환경이 자연스럽지 못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11월 24일 매장 내 일회용품 금지 확대 시행된 품목들은 1년의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12월 2일부터 제주도, 세종시에서 시행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는 제주의 경우 전체의 10%에 불과한 매장에서 보증금제가 시행되면서 해당 업장에서의 보이콧 소식이 들려온다. 불편한 실천이 아닌 잠깐의 편리를 선택하는 시민사회와 10%의 불운한 해당 업체를 만든 정책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캠페인 일환으로 시민들을 찾아가 환경문제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가운데 만난 한 시민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우리 정치의 수준이 바로 우리들의 수준이라고. 정치인들, 정치란 우리 시민들의 감추어진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올해 시행예정이었던 환경 규제들이 연이어 연기되고 철회되거나 완화되었다. 정책이 후퇴했다고, 정책결정자들의 무능으로 돌릴 수 있을까. 올여름 새로 들어선 정부가 시민들과 공무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서 시민들의 7%정도가 우선순위로 환경을 꼽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15%가 환경을 선택한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공무원들을 포함한 우리 시민에게 환경은 7~8위의 우선순위인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정책이 앞서갈 수 있겠는가. 제주도의 환경부의 한 공무원은 환경문제를 풀어가는데 가장 어려운 점이 환경문제에 강제성이나 비용이 들었을 때 찬성의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아는 것임에도 실천이 없다면 그것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알고 있는 거라고 한다면,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공중 화장실에 가면 물티슈를 변기에 넣지 말아달라는 안내문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도대체 누가 물티슈를 화장실 변기에 그렇게 넣기에 저런 안내문이 여기저기 붙어 있는 것일까 의아하다는 반응들이 있다. 제주도의 경우 8개의 하수 처리장이 있다. 제주 곳곳에 642곳의 이송펌프장이 하수를 이동시킨다. 제주 동지역에서만 하루 평균 5차례의 펌프 관련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펌프의 작동을 멎게 하거나 수송관을 막는 이물질들. 펌프의 이물질은 사람의 수작업으로 제거해야 한다. 제주도 내 8곳의 하수 처리장에서 하루 평균 3.8톤의 이물질이 걸러지는데 그 이물질의 90%가 물티슈라니 분명 많은 사람들이 매일 물티슈를 변기에 버리고 있는 것이다.

일회용품 없이 살 수 있을까. 당연히 살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불편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대로 지구가 바다가, 우리가 마시는 물이, 공기가 오염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살 10년 뒤, 15년 뒤를 지켜내고 싶다면 더 늦기 전에 시민사회가 움직여야 한다. 개인컵을 들고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는 매장을 이용해 보자. 정책이 따라오도록, 기업이 행동하도록 시민들의 힘을 모으자.

환경단체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일회용품 줄이기 시민 실천을 확산하기 위해 오는 16일, 금요일부터 22일 목요일까지 일회용품 없이 1주일 살기 챌린지를 진행한다.

해당하는 일회용품은 생수, 빨대, 일회용컵, 비닐, 1회용 음식 담는 용기, 그리고 물티슈다. 

참가신청( http://bit.ly/3E9qUhR )을 하고 1주일간 함께 실천함으로써 친환경 생활습관을 만들어가며 친환경 실천 분위기 확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플라스틱 오염없는 제주, 플라스틱 오염없는 지구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