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멍팡팡 크는 아이들 눈길
바닷가 마을 가마지역아동센터 놀이존 운영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다. 왕과 거지 놀이를 즐기기 위해 왕을 뽑는 중이다. 왕과 거지는 종이 한 장 차이로 언제든 거지에서 임금의 될 수 있고 임금에서 바로 거지가 될 수 있는 평등한 놀이다.
학급에서 공부를 잘하거나 운동을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가위바위보로 차례대로 도전하고 묵찌빠로 승부를 가르면 내가 왕이 되는 놀이로 어린 친구들의 좋아하고 해볼 만한 도전이다. 놀이가 주는 재미는 왕이 되어 도전자에게 과제를 주어 골탕 먹이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다.
왕은 절대권력자로 거지의 도전에 고개를 숙이도록 명령하고 도전자는 머뭇거리지 않고 창피를 무릅쓰고 과제를 이행하는데 몰입한다.
또래 놀이지도자가 '놀이존'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놀이를 이해시키고 전래놀이를 지도하는 모습이다.
서귀포시 가마지역아동센터(센터장 현여진)는 놀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놀이 방법을 알기 위해 지난 2월부터 5회에 걸쳐 놀이기획단을 모집하여 어린이 놀이지도자를 양성했다.
놀이존 운영은 코로나19로 인해 놀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마련하여 다양한 전래놀이와 진행방법, 규칙정하기, 문제점 발견 시 함께 해결 방안, 놀이도구 만들기 등 전문놀이지도자 교육에 또래 지도자가 함께했다.
놀이는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신체활동을 증가시키고 몸으로 머리로 가슴으로 느끼며, 반복해서 술래에게 잡히지 않으려 깨닫는 힘과 긴급한 상황에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현여진 센터장은 "스마트폰 사용과 모든 일에 소극적이고 의욕 없는 행동을 보였던 아이들이 전래놀이를 즐기며,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용기를 내어 친구를 구출해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며 깡통을 차내는 모습에 놀이가 주는 재미와 용기를 보게 됐다"며 아이들이 싫어할 때까지 놀이존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