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호]"지속가능 직업으로" 제주해녀 유네스코 등재 이후를 모색한다

제주해녀문화 가치 활성화 사업 인문학 강연 등 삶의 활력 제공 미래세대·지역사회 가치 전파 실질적 도움되는 산업화 방안도

2023-06-07     김봉철 기자

제민일보는 2005년 '제주해녀'의 정체성을 화두로 꺼냈다. 창간 15주년에 맞춰 제주해녀의 존재를 부각하고 그들이 품고 지켜온 민속지식과 정체성을 제주의 문화동력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동력을 던진 것이다. 11년의 노력끝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며 제주해녀 문화가 '살아있는 문화유산(Living Heritage)'으로서 가치를 세계에 인정받게 됐지만 아직 갈 길은 남아 있다. 제민일보와 사단법인 세계문화유산보존사업회는 유네스코 등재 이후 가치를 확산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해녀를 지속가능한 직업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해녀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는데 주력한다는 포부다.

△'해녀를 말하다'

제민일보와 사단법인 세계문화유산보존사업회는 제주특별자치도의 '2023년 제주해녀문화 가치 활성화 사업'에 따라 올해 제주해녀의 유네스코 '등재 이후'의 길을 고민하며 제주해녀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제주해녀는 제주인의 정체성을 이루는 한 부분이자 제주 어촌 어메니티의 핵심이다. 유네스코 등재를 전후해 제주해녀들의 어업 문화와 공동체 문화를 도내·외에 홍보하는 사업들이 꾸준히 추진되면서 해녀문화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이제는 문화유산 콘텐츠로의 활용 시도도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해녀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것과 별개로 제주해녀들의 삶도 나아져야 한다. 제주해녀와 관련한 학술적, 문화적, 산업적 접근이 활성화된만큼 앞으로는 해녀들에게 물질적·정서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사업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제민일보와 세계문화유산보존사업회는 제주도와 함께 '해녀를 말하다' 인문학 강좌를 통해 해녀들의 정서적 안정과 치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연을 올해 하반기에 8차례 개최한다.

특히 제주해녀문화를 문화유산으로서 평가하고 언론과 영상작품에도 소재로 등장하면서 제주해녀의 이미지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거친 바다로 뛰어드는 '강인하고 억센 어머니'로 굳어진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랜 어업권 투쟁의 역사와 최근까지 이어지는 해루질 문제 등으로 투쟁의 이미지가 더 부각되기도 했다.

집단이 아닌 개인으로 보면 해녀도 우리네 어촌 이웃일 뿐이다. 해녀로서의 정체성 외에도 여전히 꽃다운 소녀시절 감수성을 간직한 여성으로서 해녀의 정체성을 주지하면서 인문학 강연을 통해 해녀들에게 삶의 활력소를 제공할 계획이다.

△안정적 직업 가능해야

제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턱 아카데미'도 지속적으로 개최, 제주해녀문화 교육 등을 통해 제주해녀의 역사와 해녀문화의 가치에 대한 이해도 증진에 나선다.

불턱 아카데미는 도내 초·중·고등학교 및 청소년 단체, 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번 아카데미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모범사례를 모델로 해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지속적으로 계승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수립해 현장에 적용하는 것으로 전승·보전 체계를 구축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제주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제주해녀를 알리는 교육사업이 앞으로 해녀문화 전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심혈을 기울여 아카데미를 꾸려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주해녀문화 산업기반 활성화 토론회'를 통해 해녀수 감소를 완화하고 지속가능한 해녀어업의 길을 모색한다.

제주해녀의 소득은 코로나19 이후 뿔소라 일본 수출 중단, 총허용어획량(TAC) 감소 등으로 연평균 수입 477만2000원으로 급감한 실정이다. 저조한 소득으로 도내 해녀수는 2021년 12월말 현재 3437명에 불과했다.

제주도가 그동안 해녀들에게 복지, 소득, 작업환경 개선 등을 지원하고 해녀 콘텐츠를 이용한 공연이나 관광기념품 등 산업화도 추진되고 있지만 해녀들에게 실질적인 소득 증대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해녀 관련 산업화 기반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해녀와 어촌계, 마을이 함께 발전하고 신규 해녀 지원자 등 사람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며, 어촌 어메니티에 기여하는 해녀문화의 지역공공재 역할을 감안해 공급자인 해녀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산업화 방안을 토론회에서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