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에 '쾅'…장마철 교통사고 '빨간불'
[제민일보·한국교통안전공단 제주본부 착한 운전이 행복 제주를 만듭니다] 12. 빗길 교통사고
3년간 789건 발생·12명 사망
수막현상으로 제동거리 급증
제한속도보다 50% 감속 운전
제주 남쪽 먼바다에서 정체전선이 올라오며 장마 시작이 예상되는 가운데 빗길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운전자들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는 2020년 298건(사망 6명·부상 425명), 2021년 315건(사망 3명·부상 506명), 지난해 176건(사망 3명·부상 248명)으로 지난해 사고 건수는 2021년 대비 감소했지만 사망자 수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빗길에서 사고가 끊임이지 않는 이유는 도로가 빗물에 젖으면서 수막현상으로 인한 제동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제동거리 시험 결과에 따르면 시속 50㎞/h로 주행하다 제동했을 때 젖은 노면에서의 제동거리는 마른 노면에서의 제동거리에 비해 최대 1.8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속 60㎞/h로 주행했을 때 타이어가 마모한계선까지 마모된 경우 새 타이어에 비해 제동거리가 32.2%나 증가했다.
차종별 빗길 제동거리 시험에서는 화물차, 승용차 등 차종의 빗길 제동거리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긴 제동거리를 기록한 차종은 버스로 마른노면에서는 17.3m를 기록했지만 젖은 노면은 28.9m를 기록해 1.7배나 증가한 수치를 보여 버스 운전자들이 빗속에서 주행시 제동 부문에 있어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화물차와 승용차는 마른노면에서는 각각 15.4m, 9.9m의 제동거리를 기록했지만 젖은 노면에서는 각각 24.3m, 18.1m를 기록했다.
상당수 운전자들이 장마철에도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아 매년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장마철에 빗길을 운행할 때 운전자의 시야도 좁아지고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제한속도보다 감속운전하는 등 안전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정열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는 "빗길에서는 제한속도에서 50% 이상 감속하고, 등화장치를 켜야 한다"며 "우산 등으로 시야가 가려진 보행자들도 위험해 노출돼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기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