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 국제선 쟁탈전 제주 경쟁력 우려

대구 20억, 부산 10억 편성 제주 3억, 편당 지원도 부족 선매효과 경쟁 대응력 필요

2023-06-22     김봉철 기자

전국의 지방 국제공항들이 국제항공노선 신설에 발벗고 나선 가운데 제주국제공항은 예산의 한계로 국제선 쟁탈전에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간 제주공항 기점 국제선은 10개 노선에서 305편(여객 4만1645명)이 운항했다. 

중국 푸동이 142편으로 가장 많고 타이베이 47편, 간사이 31편, 난징 31편, 싱가폴 23편, 베이징 18편, 오키나와 4편, 홍콩 4편, 마닐라 2편, 다낭 1편 등이다.

코로나19 이전 제주와 엇비슷했던 대구공항이 9개 노선 227편(3만5804명)을 운항한 것과 비교해 운항편수나 여객수 모두 앞질렀지만 김해공항의 회복속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해공항은 지난 5월 1415편(22만9506명)으로 2019년 5월 2821편(40만3098명)으로 운항편수 기준 50.2%, 여객은 56.9%를 회복했다. 제주는 같은 기간 739편(11만2613명)에서 305편(여객 4만1645명)으로 운항편수 41.3%, 여객수 36.9%만 회복됐다.

제주공항의 국제선 회복률이 더딘 것은 부산에 비해 관광객 중심으로 항공수요가 제한된 탓도 있지만 항공사들이 신규 국제노선을 취항했을 때 주는 지방보조금 규모의 차이에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가 지원하는 국제선 취항 보조금은 항공기 좌석규모에 따라 편당 300만원에서 450만원인 반면 부산시는 중거리 노선에 편당 500만원을 지원하며, 장거리 노선에는 1000만원(부정기편 1500만원)까지 주면서 중국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예산 규모에서도 제주도는 지난해 1억8000만원에서 올해 3억원으로 증액해 상반기 베이징·타이베이에 2억원을, 올 하반기에는 1억원을 아세안 노선에 지원하는 반면 부산은 올해 10억원을 집중투입하고 있다.

제주와 비슷한 실적인 대구공항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시가 요구하는 16개 정책노선 및 21개 복항노선 취항시 항공사별 최대 3억원까지 총예산 20억원 한도내에서 지원한다.

지난 5월 51편(7106명)이 운항한 청주공항도 충북도가 일반 국제노선당 최대 4억원, 정책 노선 최대 5억원의 지원금을 2년마다 주고 있다.

국제선이 일단 취항하면 중간에 중단되더라도 향후 재개하기 쉬워지는 등 신규취항 보조금 지원을 통해 선매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각 지자체가 앞다퉈 지원에 나서고 있어 제주도의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