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분뇨 친환경처리 탄소중립 토양개량 '세 마리 토끼'

축산악취 제로, 가축분뇨 자원화 원년으로 제민일보·제주특별자치도 공동기획 3. 농협사료 안성목장 바이오차 생산 시스템 축분에 300도 이상 열처리 숯 자원으로 생산 토양 탄소흡수·저장 온실가스 감축 신소재 부각 양돈분 활용 농장·단지별 생산설비 연구 과제

2023-06-27     김용현 기자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농협사료 안성목장에서는 목장단위의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차 생산설비 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김용현 기자

가축분뇨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동시에 토양개량과 탄소절감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대안으로 바이오차가 부각되고 있다. 퇴비 등을 태워 만든 숯인 바이오차는 정부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지역도 가축분뇨 처리 및 자원화, 탄소중립실현, 순환농법 확대 등을 위해 바이오차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순환농법 저탄소 토양개량 효과
바이오차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Charcoal)의 합성어로 최근 친환경 축산분뇨처리 및 저탄소 구현, 토양계량 등에 있어 새로운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바이오차는 가축분뇨와 목재 등 유기물을 산소가 없는 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열분해시켜 숯처럼 만든 물질이며, 일종의 숯과 같다. 

단, 바이오차의 경우 생산과정에서 유기물의 일부는 연소돼 없어지지만, 남은 유기물은 구조가 바뀌고 미세한 구멍이 촘촘히 생긴다. 이렇게 생긴 구멍은 여러 물질을 붙잡아두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바이오차가 토양의 탄소를 흡수·저장함으로써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차에 남아 있는 탄소는 쉽게 분해되지 않아 바이오차를 토양에 묻어두면 탄소를 수백년 동안 땅속에 잡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차는 탄소활용저장(CCUS)이 가능한 기술로 약 65~89%의 유기탄소가 바이오차에 고정(IPCC 인정)될 수 있으며, 가축분 바이오차 1톤은 온실가스 1.95~2.85톤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을 감축할 것이라 전망된다.

바이오차는 토양의 수분과 양분 보유능력을 높여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가축분 바이오차는 기존 퇴·액비화 축분 처리의 문제점을 보완·해결 가능하고 고형연료료 재활용할 수 있다. 축사 깔개와 중금속 등 유해물질의 흡착 기능과 미생물 활성도를 증가시키며, 산성·알카리성 조절과 토양 개량에 효과적인 특성으로 토양개량제 및 원예·육모용 상토 등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특히 가축분뇨와 농업부산물의 경우 서서히 숙성·처리할 때 분해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공기 중에 방출될 수 있다. 바이오차로 처리할 경우 빠른 시간에 고열의 처리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농장단위 생산설비 가동중
경기도 안성시 농협사료 안성목장에서 가축분 바이오차 생산 시설을 가동하면서 농장단위 바이오차 생산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정부와 농협은 적정 퇴비 수요를 초과하는 가축분뇨를 바이오차로 처리·생산함으로써 △기존 퇴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축산냄새와 온실가스를 줄이고 △가축분 처리시간도 단축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활용해 탄소 중립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현재 농협비료 안성목장에서 가동중인 바이오차(bio-char) 설비는 350도 이상의 온도와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가축분뇨를 열분해해 만들고 있으며, 농업 분야 유일의 탄소활용저장(CCUS) 기술을 자랑한다. 

바이오차 생산 과정에서 가축분에 포함된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분해되기 어려운 구조로 고정되는 특징이 있지만 바이오차 생산이 늘면 농경지와 수질 오염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안성목장의 바이오차 생산벌비의 경우 소규모 단위로 수분 60∼70%의 우분을 투입하면 건조·탄화 과정을 거쳐 바이오차가 생산된다. 특히 탄화 시 발생하는 열은 우분 건조과정에 재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우 400마리 규모 농장에서 해당 설비를 활용하면 하루에 발생하는 분뇨(5t)의 대부분을 바이오차로 생산할 수 있다.

안성목장에서 생산된 바이오차를 축사내 깔짚으로 활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깔짚에 사용되는 톱밥 가격이 1㎏당 150원에서 450원까지 오르면서 농가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바이오차 생산 원가는 1㎏당 160원에 불과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수분 흡수에도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도 가축분 바이오차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농업용 상토와 축사용 깔짚 이용 가능성 등 활용방안을 지속 연구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가축분 바이오차 이용기반을 확대하고자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함께 2023년도 시범사업 도입을 목표로 가축분 바이오차의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사업 방법론 개발이 진행된다. 바이오차 유통 촉진을 위한 신규사업을 내년에 도입하는 안도 추진된다.
가축분 바이오차의 안정적인 기반 조성을 위해 관련 제도 정비도 이뤄질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환경부와 가축분뇨로 바이오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정의 및 사용기준 등 법적 근거 마련을 협의하고 있다.

정부와 제주도는 가축분뇨를 활용한 공공형 신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을 가동할 계획이다. 가축분뇨로 고체연료·바이오차 등을 만들어 제철소, 발전소, 시설하우스 등에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 화석연료를 대체함으로써 탄소 저감에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단 제주도의 경우 소보다는 돼지분뇨 발생 비중이 월등히 많기때문에 우분이 아닌 돈분을 활용한 바이오차 또는 고형연료 생산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양돈장 개별적으로 바이오차 설비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지, 양돈단지별로 구축할지, 제주도를 광역화해 대형 바이오차·고형연료 처리·생산시설을 구축할지 등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또한 생산된 바이오차의 경우 제주에서 토양개량제 및 축사깔짚으로 처리가 가능한지, 타 지역 판매·유통대책 등도 연구해야 한다. 김용현 기자 

※ 본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