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무 가격 약세 농가 자구책 나서

생산량 2만t 감소 불구  경락가 7937원까지 뚝 재해 적어 과잉 고착화 연합회 자율감축 실시

2024-01-15     김봉철 기자

올해 제주 월동무 가격이 폭락하면서 월동무 농가들이 밭을 갈아엎는 등 자율감축에 나섰다. 

월동무연합회 차원에서 아무런 행정 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자율감축을 추진해 올해 수급 안정을 꾀하고 있지만 과잉생산 문제는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정의 수급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월동무연합회(회장 강동만)는 2023년산 월동무 생산 과잉 및 소비 부진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손익분기점인 20㎏당 1만1550원 이하로 형성됨에 따라 연합회 회원 중심으로 자발적이고 대가없는 자율감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주 월동무 도매시장 가격은 지난 12일 가락시장 경락가 기준으로 상품 20㎏당 7937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년 1월 1만1442원이나 평년 1월 1만1618원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농가들이 경영 위기를 맞으면서 이번 자율감축을 결의했다.

월동무연합회의 자율감축은 지난 5일까지 신청받아 15일부터 19일까지 산지 자율폐기를 확인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지난 10일까지 신청 물량은 143농가, 181.5㏊에 달하며, 성산읍이 83농가·111.0㏊로 가장 많았고 구좌읍은 43농가·55.1㏊, 표선면 11농가·9.7㏊, 대정읍 4농가·4.3㏊, 함덕리와 고산리 각 1농가 등이다.

자율폐기 첫날인 15일에는 성산읍 난산리 강동만 회장의 4000㎡ 규모 월동무 밭을 비롯해 3필지에 심어진 월동무가 트랙터로 30여분 만에 모두 폐기됐다.

강동만 회장은 "월동무 외에 별다른 대체작물이 없어 과잉생산이 고착화되는데다, 과거에는 태풍·한파 등 기상재해로 자연적인 수급조절이 이뤄졌지만 최근 방지망 등 재배기술 발달로 과잉생산을 막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정부는 관세 철폐가 아닌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고, 제주도도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를 통해 재배 면적 감축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