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역 확장 '탐라국입춘굿' 볼거리·즐길거리 풍성
갑진년 새봄 맞이 2일 개막 제주시 넘어 서귀포시 동참 커진 규모에 다채로운 행사
'움트는 새봄, 꽃피는 새날' 2024 갑진년 탐라국입춘굿이 오늘(2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올해는 특히 서귀포시까지 축제가 확장되는 등 탐라국입춘굿의 진정한 의미의 복원이 이뤄지고 있다. 축제 확장에 발맞춰 제주도 전역에서 굿을 전승하는 심방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입춘굿에 참여한다.
△전통에 가까워진 축제
올해로 25회째를 맞는 제주도 대표축제 '탐라국입춘굿'은 제주민예총 주최로 오는 2일부터 4일까지 도내 곳곳에서 열린다.
올해는 후원 단체가 제주시에서 제주도로 바뀌면서 전도 규모의 행사를 진행, 전통에 한발자국 더 가까워졌다.
대표적으로 춘경문굿, 마을거리굿, 입춘춘등 달기 등을 서귀포지역까지 넓히는 구성으로 제주시 지역에 집중됐던 입춘굿을 확장했다.
또 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제주큰굿보존회, 영감놀이보존회 등 도내 심방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입춘굿을 준비하면서 과거 제주 전역이 함께 축제를 만들었던 전통을 되살리고 있다.
특히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이 입춘굿 곳곳에 참여하는 등 한층 커진 규모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제주의 무속을 소재로 한 예술공연과 젊은 세대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면서 세대를 아우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입춘 알리는 굿 시작
2일은 입춘을 맞이한 '거리굿'이 펼쳐진다.
먼저 오전 9시 집안의 평안을 지켜주는 문신에게 올리는 문전제의 의미를 살려 '춘경문굿'이 진행된다. 문굿은 제주도 관청과 교통의 관문 제주시 오일장, 서귀포올레시장, 서귀포이중섭거리 등 도내 곳곳에서 이뤄진다.
오후 1시부터는 본격적인 거리굿이 진행되는데, 마을마다 돌며 액을 막고 춘등을 나누며 마을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지신밟기'가 예정됐다.
이어 오후 2시 심방을 대표하는 '황수기'가 모여 도성삼문 거리굿을 진행, 본격적인 입춘의 시작을 알린다.
입춘굿이 시작되면 오후 3시 자청비 여신에게 풍농을 기원하는 '세경제'가 열리며, 오후 4시에는 항아리를 깨트려 모든 액운을 제주도 밖으로 내보내는 '사리살성'이 이어진다.
이날 행사는 목우에 금줄을 친 후 제를 올리는 '낭쉐코사'로 끝을 맺는다.
한편 이날 2024년 갑인년 청룡의 기운으로 만물의 성장과 번창을 기원하는 '입춘휘호' 퍼포먼스가 오후 3시 40분 관덕정에서 진행된다.
△다양하고 새로운 공연들
3일은 열림굿의 날이다. 입춘을 축하하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 등이 도내 곳곳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오후 1시 10분 칠성신을 모신 주젱이 앞에 제단을 차려 풍요를 비는 '칠성비념'이 열린다. 이에 앞서 낮 12시30분부터는 '주젱이'와 '허멩이'를 시연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순서도 마련된다.
칠성비념이 끝나면 도내 각 단체들의 굿 시연이 열린다. 제주문화를 소재로 다양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예술단체들이 창작 굿을 선보인다.
오후 1시50분 국악연희단 하나아트가 '강태공서목시청함' '액맥애' '성주풀이' '절석놀음'으로 흥겨운 음악을 준비했다.
오후 2시20분 빨라지다는 브라질 타악기 '바투카다'로 제주의 봄을 연주하며, 제주스티즈는 제주의 봄을 춤으로 표현한다.
오후 3시 펑크데이즈는 제주의 굿을 배경으로 한 밴드 음악을 선보인다. 제주도의 심방을 연인에 빗대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곡으로 표현한다.
△1만8000신 굿판으로
4일은 '입춘굿'의 대미를 장식한다.
오전 10시 모든 굿의 시작인 '초감제'로 막을 올리며 '세경놀이' '자청비놀이' '허멩이 답도리, 마누라배송'이 이어진다. 초감제는 하늘에 있는 1만8000 신들을 모으는 굿이다.
세경놀이는 풍농을 기원하는 '연극'이며, 자청비놀이는 서천꽃밭의 번성꽃을 빗댄 놀이이다. 허멩이답도리, 마누라배송은 인간 주변의 모든 나쁜 병을 지고 떠나기를 기원하는 굿이다.
입춘굿은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잡귀를 신칼로 위협해 막아내는 '막푸다시', 쌀을 가지고 길흉을 점쳐보는 '제비쌀점'으로 봄을 맞이한다.
오후 2시에는 낭쉐몰이가 진행되는데,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낭쉐를 잡는다. 이어지는 '입춘탈굿놀이'를 통해 탐라국입춘굿이 막을 내린다.
△행사장 곳곳 체험행사
탐라국입춘굿 행사장 곳곳에서는 도민들을 위한 체험이 준비돼 있다.
행사 기간 점심시간대 관덕정을 찾으면 '천냥국수' '제주향토음식' '입춘주전부리' 등을 먹어볼 수 있다.
또 '번성꽃 화분 나누기' '토종씨앗나눔' '제주소농직거래장터' '복패 장터' '가죽지갑 만들기' 등의 행사가 이어진다.
제주민예총에서는 '소원지쓰기' '기원차롱 올리기' '허멩이 답도리' '열두 달 복 항아리 동전 소원빌기' '윷점' '전통놀이 체험'을 준비했다.
이 외에도 '입춘춘첩쓰기' '제주신화책방' '괴불노리개 만들기' '입춘기메등 만들기' '전통국궁체험' '기메 만들기' '기메 타투체험' '떡메치기' '입춘그림자극' 등의 체험마당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