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물로 치부돼 온 만화, 예술로서 가치 인정받길"

지난 8일 김창우 리더 인터뷰 월림공간 올드보이 설립 '눈길' 40여 년간 공직생활 노하우 담아 "만화, 철학과 역사 아우르고 있어"

2024-03-11     전예린 기자
지난 8일 김창우 씨가 저지문화예술인마을 내 위치한  '월림공간 올드보이' 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전예린 기자

건축, 음악, 서예, 사진, 미술,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터를 잡고 작품을 생산하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이곳에 40여 년간 제주 문화 예술계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이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 자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일 만화예술공간  '월림공간 올드보이'에서 만난 김창우 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직생활 중 만화와 인연이 닿아 이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며 "그동안 예술의 범주에서 소외돼 온 만화가 점차 영역을 확장하고 문화 예술적 가치가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2년 봄, 처음 문을 연 이곳은 '머털도사' 이두호, '식객'허영만, '맹꽁이 서당'윤승운, '삼국지' 고우영 , '토지' 오세영 등 국내 유명 만화가를 중심으로 작가별 대표작과 원화, 친필 사인 등이 전시된 테마공간이다.

이곳을 이끄는 김창우 씨는 제주현대미술관장으로 역임하고 저지문화예술인마을과  김창열 미술관을 조성·설립하는 등 40여 년간 제주 문화계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김창우 씨는 공직생활에서 쌓은 노하우와 경험들을 바탕으로 퇴직과 동시에 '월림공간 올드보이'를 설립했다. 

이날 김 씨는 "건축직공무원을 시작으로 제주현대미술관장을 역임하면서 재임 당시 '만화-한국만화 100년 전'을 기획하게 됐다"며 "그 기회로 만화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됐고 도민과 관광객 모두와 함께 나누기 위해 정년퇴임을 앞두고 이곳을 설계하게 됐다 "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만화라고 하면 오락물,  유치한 심심풀이 용이라고 평가절하 돼 왔지만 실상 내면을 살펴보면 우리의 역사, 철학, 문학, 예술 등 모두를 아우르고 있다"며 "앞으로 만화의 예술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다양한 영역에서 범주를 확장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월림공간 올드보이'의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현재 이 공간에 실질적인 수익은 없다 해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며  "아직은 수익을 생각하기보다는 나눔의 공간으로 운영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공간을 통해 예술의 고유한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제주현대미술관과 김창열미술관, 저지문화예술인 마을과 인접해 있는 월림공간 올드보이가 자연스럽게 연계돼 제주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예린 기자

국내 대표 만화가들의 원화작품을 비롯해 역사와 문화, 철학, 예술을 모두 아우리고 있는 만화들이 소장된 테마공간  '월림공간 올드보이'의 내부 모습. 전예린 기자
저지문화예술인마을과 제주현대미술관이 연결되고, 물방울 화가 김창열미술관과 유동룡미술관 인근에 자리한 복합테마공간 '월림공간 올드보이'. 전예린 기자
50여 작가, 총 2000여 권의 작품이 소장된  '월림공간 올드보이'. 도예부터 서예 작품까지 아우르고 있다. 전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