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작은 아이, 당신의 자녀도 커질 수 있어요!
[제민일보·제주한라병원·제주근로자건강센터 공동기획] LOHAS 근로자 건강을 위한 명의 진단 1. 저신장증
바쁜 일상의 근로자에게는 본인의 건강 못지않게 자녀의 건강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성장기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경우 대표적인 성장 지표인 '키'의 문제는 특별한 관심 사항이다. 또래보다 작으면 성장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혹은 저신장증이 아닌지 전전긍긍한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 해도 큰 키를 선호하는 사회에서 아이의 키를 더 키울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한다. 아이의 작은 키가 걱정되는 근로자를 위해 저신장증 명의 제주한라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호성 교수를 만나봤다.
Q1. 저신장증이란 무엇인가?
같은 나이와 성별 100명 중 하위 3번째 미만인 상태를 말하는데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정상범위 저신장'과 병적인 원인이 있는 '병적 저신장'으로 나뉜다. 정상범위 저신장은 부모의 키가 작아 아이의 키도 작은 '가족성 저신장'과 아이의 성장 속도가 느린 '체질성 성장지연'으로 구분한다. 병적인 저신장은 △성장호르몬 결핍 △특발성 저신장증 △염색체 이상 △근골격계 문제 등 병적인 원인으로 키가 작은 경우다.
Q2. 몇 살부터 저신장증을 의심해야 하나?
평가 시점에서 성장상태가 정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질환이므로 나이는 정해져 있지 않다. 성장은 어느 시기라도 잘 안 될 수가 있어 키와 체중을 꾸준히 측정해 그 나이에서 정상범위를 벗어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출생 후 6개월 간격으로 키와 체중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키와 체중이 정상범위를 벗어나거나, 키 순위가 점점 하락하면 정상 상태가 아니므로 전문가의 진료가 필요하다.
Q3. 저신장증이 다른 질환을 유발하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키가 작으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정신적 타격을 받아 일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성장호르몬이 결핍된 저신장증이라면 성장장애 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키를 키우는 작용 외에 △골밀도와 근육량 증가 △체지방 저감 △심장기능 강화 등의 대사 작용을 하므로 부족한 경우에는 보충치료가 필요하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성장호르몬이 부족하면 대사 작용에 문제가 생기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병적인 저신장'의 경우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와 함께 성장호르몬 치료를 병행한다.
Q4. 저신장증 치료는 어떻게 하나?
성장호르몬 치료와 좋은 생활습관 기르기를 병행한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일주일에 6~7회 정도 부모가 자가 주사를 이용해 아이에게 주사를 놓는 방식이다. 최근 주 1회를 맞는 주사제도 나왔다. 주사 치료를 하면서 3개월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평가와 검사를 하고 다음 치료를 진행한다.
Q5. 모든 저신장증 환자에게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한가?
원칙적으로 키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성장속도가 떨어지면 치료대상이지만 건강보험급여 적용은 일부에 해당된다. 우리나라는 △소아 성장호르몬결핍증, 터너증후군, 프레더윌리증후군(PWS) △누난증후군, 만성신부전이 있으면서 성장이 안 되는 경우 △뇌암 또는 종양치료 후 성장이 안 되는 경우 △부당경량아로 태어나 저신장이 발생한 경우 △성인 성장호르몬결핍증의 경우 등에 한해 성장호르몬 급여치료가 가능하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고가의 치료인데, 보험이 적용되면 환자는 치료비용의 20-30%만 부담하면 된다.
보험은 적용되지 않지만 치료를 하는 경우로는 '특발성 저신장증'이 있다. 특발성 저신장증은 다른 이상은 없으면서 키만 작은 경우로 일반적으로 치료 대상이 된다. 그러나 특발성 저신장증의 치료 효과에는 다소 논란이 있다.
Q6. 특발성 저신장증인 경우 어떻게 치료하나?
특발성 저신장증은 성장호르몬 검사에서는 '정상'이지만 키만 작은 경우인데 정밀검사를 해보면 이상이 있는 경우가 발견된다. △24시간 성장호르몬 평균 농도가 낮은 경우 △성장호르몬 수용체에 부분적 이상으로 성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 △성장 경로와 관련된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 등이 있다. 실제로는 이상이 있지만 일반적인 검사에선 정상처럼 보이는 것이다. 모든 특발성 저신장증 환자를 치료하지는 않는다. 키가 작으며 연 성장속도가 감소한 경우 또는 최종 성인키가 정상범위보다 작을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에만 성장호르몬 치료를 한다. 年 성장속도와 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이며 뼈 나이가 어린 체질성 성장지연의 경우는 정상범위까지 클 수 있으므로 치료하지 않고 6개월 간격으로 추적 관찰한다.
Q7. 치료는 언제부터 가능한가?
병적인 원인이 있다면 만 2세 이후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출생키나 출생체중이 작은 부당경량아의 경우 저신장증이 지속된다면 만 4세 이후부터 보험급여로 치료가 가능하다. 저신장증 치료는 성장판이 열려 있는 시기에 해야 하고 효과는 어릴 때 시작하는 게 좋다.
Q8. 성장호르몬 치료 효과는 어떤가?
저신장증의 원인에 따라 치료효과에 차이가 있으나 병적인 저신장증은 거의 모두에서 효과가 있다. 성장속도가 떨어져 있다가도 치료를 하면 정상범위 이상으로 키가 크는 게확인되며, 최종 키도 정상범위에 도달할 수 있다. 3년 치료 결과를 보면, 성장호르몬 치료를 한 아이의 최종 키가 치료를 하지 않은 아이보다 여자는 6cm, 남자는 5cm 더 컸다. 그러나 특발성 저신장증의 경우 10명 중 6∼7명 정도만 효과가 있다. 효과는6개월 후에 확인할 수 있으며 키가 자라는 것이 확인되면 치료를 이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중단한다.
Q9. 키성장 영양제, 운동은 얼마나 도움이 되나?
성분을 제대로 알 수 없거나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영양제 복용은 권하지 않는다. 각종 키성장 관련 건강식품이 시판되는데 성분을 알 수 없는 약을 먹고 뼈 나이가 빨리 진행돼 성장이 멈춘 경우들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키성장에 특별히 좋은 운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운동 종류에 관계없이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Q10. 부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6개월 간격으로 키와 체중을 측정해 정상범위에 속하는지 꼭 확인하고, 성장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면 전문가를 방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키가 같은 또래 100명 중 작은 쪽으로 3번째 미만이거나, 성장속도가 1년에 4 cm 미만이거나, 2차 성징이 여자에서 8세 전에, 남자에서 9세 전에 관찰된다면 소아내분비과의 진료가 필요하다. 더불어 성장에 도움이 되는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기 △최소 8시간 이상 숙면 △음식 골고루 잘 먹기 △휴대전화와 컴퓨터 사용은 가능한 줄이기 등의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한 성장과 관련된 정보와 광고가 범람하고 있는데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을 선택하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편 김호성 교수는 저신장, 소아 당뇨, 소아 비만, 소아 갑상선질환, 소아 부신질환 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치료를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동 대학원 석·박사를 마쳤으며, 미국 오리건헬스&사이언스 대학 연수에서 관련 분야의 새로운 임상기술을 습득,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제주한라병원에 근무하면서 대한소아과학회,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소아내분비학회, 미국 Endocrine Society, International Society for IGF Research,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제주근로자건강센터는 안전보건공단 산하 기관으로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산업간호사, 운동처방사, 물리치료사, 산업위생기사, 직무스트레스 상담사 등 근무하며 건강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도내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문의=고용복지플러스센터 3층(064-752-8961), 근로자종합복지관 1층(064-745-8961) ■정리=송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