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하다 쾅 부딪힐라" 빨간불 길 건너는 보행자들 '위험'
4. 무단횡단 '절대 금지' 교통사고 매년 100여건 달해 단속 건수 연평균 13건 불과 교통안전 의식 향상 등 요구
제주지역에서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매년 100여건 이상 발생하면서 무단횡단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오전 유동인구와 차량 통행량이 많은 제주시 연동 한 사거리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신호가 빨간불임에도 불구하고 길을 건너는 보행자들이 수두룩했다.
이날 해당 사거리에서는 일부 보행자들이 휴대전화를 보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는가 하면 차가 통행하는 데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은 채 길을 건너는 등 도로가 무법지대로 변질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차량 운전자 등이 급정거를 하거나 경적을 울리는 상황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제주시 이도2동내 사거리 역시 상황은 같았다.
퇴근시간대 이곳 사거리 횡단보도 앞에는 길을 건너려는 시민들로 가득한 가운데 버스를 놓칠까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들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또한 반대편 차선에 있는 택시를 타기 위해 통행하는 차를 피해 아슬하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도 여럿 목격됐다.
문제는 도내 무단횡단 교통사고 발생이 100여건 이상을 웃돌고 있지만 관련 단속 건수는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3년간(2021~2023년) 무단횡단 교통사고 발생 현황을 확인한 결과 2021년 116건(사망 3명·부상 119명), 2022년 129건(사망 6명·부상 127명), 지난해 117건(사망 3명·부상 117명)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무단횡단 단속 건수는 2021년 7건, 2022년 6건, 지난해 25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단속에 한계를 보이면서 무단횡단 근절을 위한 보행자 교통안전 의식 향상 등이 요구되고 있다.
70대 운전자 오모씨는 "운전하다 무단횡단하는 사람으로 인해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이 많았다"며 "도로 위 무법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양은혜 한국교통안전공단 제주본부 연구원은 "무단횡단 사고예방을 위해 행정은 안전시설 확충을, 보행자는 횡단 신호 준수를, 운전자는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및 서행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