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사시설 현대화로 악취도 잡고, 경제성도 높인다
축산악취 제로, 가축분뇨 경제자산으로 제민일보· 제주특별자치도 공동기획 2. 충남 예산군 호은2농장 정보기술 도입한 지능형 축사로 고질적 문제 해결 재래식 돈사 철거 후 무창형에 환기시스템 등 도입 악취해소 폐사율 감소 돈육품질 향상 등 효과 거둬
제주양돈농가들은 악취문제 해결과 사육환경 개선 등을 위해 무창돈사와 액비순환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재래식 돈사를 철거하고 현대화시설로 신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농가들이 막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제주양돈산업이 지속 성장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마트축사로의 현대화가 필수다.
△스마트축산 양돈산업 미래
제주양돈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축산악취 해소와 가축분뇨처리를 해결하는 동시에 사육환경개선 및 돈육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스마트 축산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축산은 각종 정보기술(ICT) 장비와 악취저감 시설을 갖추고, 빅데이터로 농민의 사육 노하우를 대체해 가축 건강을 통합 관리하는 '지능형' 축사로 운영되는 축산업을 의미한다.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악취 문제 해결은 물론, 과학적인 방역으로 감염병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미래형 축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지역 양돈농가들이 스마트 축산 전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재래식 돈사를 허물고 스마트돈사로 신축하기 위해서는 수십억원이 들기 때문에 농가들이 선득 나서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제주양돈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축산악취 해결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정도 필요하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돈사의 경우 시설이 오래 되면 해마다 수천 만원씩을 유지·관리에 투입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면 스마트 축산 전환에 투자하는 비용이 결코 과하지 않을 수 있다.
△환기시스템 최우선 설계 신축
충청남도 예산군에 위치한 호은2농장은 재래식 시설을 철거하고 돈사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기 순환 시뮬레이션을 적용한 양돈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대기업에서 컴퓨터 설계를 담당한 박경원 대표(44)는 양돈장이 최대 문제인 악취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컴퓨터 지원 설계 기술을 도입했다.
박 대표는 재래식 돈사를 인수해 150두를 일괄 사육했지만 계획성 없는 구조로 농장 운영의 어려움을 겪었고, 특히 악취 발생으로 인한 지역주민과 갈등도 빚어졌다.
이에 2022년 8월 재래식 기존 양돈장을 허물고 새로운 돈사를 현대화시설로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이후에 악취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설계했고, 에너지 절감형 시설도 함께 고려됐다.
호은2농장은 다른 양돈장과 달리 환기시스템을 최우선 과제로 결정하고 이에 맞춰 설계가 진행됐다. 이어 국내 양돈장 중 처음으로 환기 시뮬레이션을 적용해 공간별 공기 흐름과 속도, 온도까지 미리 계산해 설계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처 호은2농장 스마트축사는 2023년 5월에 지상 2층, 연면적 3427㎡의 신축돼 현재 가동중이다.
호은2농장 신축사는 내부를 순환한 공기는 반도체 공장처럼 중앙집중식 환기 설비를 거쳐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했다. 악취의 원인인 암모니아(NH3)를 줄이기 위해 고가의 악취 저감시설도 도입했다.
△악취해소 효과 사육환경도 개선
기존 돈사 철거와 신축, 설비 도입까지 막대한 돈이 들어갔지만 현대화시설 이후에 냉난방과 환기 시스템이 연동돼 1년 내내 동일한 온도 유지가 가능하게 됐다. 돈사 내부 환경이 좋아지니 분만 시간도 크게 줄고 사산율도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다.
호은2농장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돈사 구석까지 공기 흐름이 정체되지 않고 일정하게 퍼져나가는 것이 특징으로 축산악취를 최대한 억제했다. 돈사 울타리 밖에서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에 악취민원도 해결됐고, 지역주민간 갈등도 없다.
스마트농장 도입으로 축산악취를 해소하는 것 뿐만아니라 경제성도 높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
호은2농장 축사 내부 온도는 26~28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3000ppm 미만이다.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고 환기하는 장치가 설치돼 1년 내내 이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현재 3173㎡의 밀폐식 스마트축사에서 돼지 약 1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최적의 온도와 습도 등을 유지하면서 폐사율이 크게 떨어졌고, 비육속도가 빨라졌다.
스마트 축산으로 전환한 뒤 새끼 돼지의 평균 체중은 구형 축사 시절보다 4㎏ 증가했다. 매출은 1억원 이상 올랐다.
돼지들이 기온과 습도 변화에 스트레스를 덜 받아 돈육의 품질 또한 함께 높아지고 있다. 김용현 기자
※ 본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으로 진행됩니다.
인터뷰 / 박경원 호은2농장 대표
박경원 호은2농장 대표는 "그동안 양돈산업은 양적 성장에만 몰두해 달려오다 보니 악취문제가 심각해졌고, 지역 주민과 상생하지 못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며 "앞으로 양돈산업은 생산에만 치중해서는 안되며 지역 주민과 상생해야만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처음 양돈장을 인수했을 때 재래식 시설로 생산성도 낮았고, 악취문제가 심각했다. 막대한 돈을 투입해서라도 기존 돈사를 철거하고, 현대화시설로 신축했다"며 "특히 환기시스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등 설계에 최우선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냉난방과 환기시스템이 연동돼 1년 내내 동일한 온도 유지가 가능하다"며 "돈사 내부 환경이 좋아지니 분만 시간도 크게 줄고 사산율도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양돈산업은 악취를 해결하고 인근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설비의 도입을 통해 새 지평을 열어나가야 한다"며 "축산업이 이제는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을 해야 하고, 반드시 지역주민과 상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