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속 참혹한 삶…격동의 현대사 제주 무대에 오른다
다음달 13일 제주아트센터 오후 3시, 7시 두 차례 공연 구술 기록을 토대로 제작돼 관람객 대상 연극 워크숍도
한국전쟁서 벌어진 양민 학살사건 기록을 토대로 만들어진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가 지난해 각종 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가운데, 다음달 제주 무대에 다시 한번 올라 눈길을 끈다.
제주아트센터는 다음달 13일 오후 3시, 7시 두 차례에 걸쳐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를 공연한다.
한국전쟁 중 전북 임실에서 벌어진 양민 학살사건 기록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전쟁의 역사에서 소외된 존재인 여성의 목소리로 전쟁의 참상을 전한다.
작품은 1951년 3월 한국전쟁 당시 전북 임실군 옥정호 인근의 배소고지에서 200여명의 양민이 집단학살을 당했던 구술 기록을 토대로 제작됐다.
당시 배소고지에 주둔해 있던 국군이, 빨치산에게 밥을 해줬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을 무차별 학살했는데 그때 바위 뒤에 숨어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의 이야기가 자료가 됐다.
극본을 쓴 진주 작가는 "2015년에 함한희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의 특강에서 배소고지 사건의 생존자 구술 기록을 처음 접했다"며 "지역신문과 한 편의 논문에만 남아있는 사건을 기록하는데 동참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부분은 전쟁을 남성 중심이 아닌 여성의 삶에 맞춰 바라봤다는 점이다.
살아남기 위해 각기 다른 선택을 한 세 여성의 삶이 그 선택 이후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통해 전쟁의 비극을 보여준다.
특히 공연 다음날인 14일 오전 11시 제주아트센터 리허설룸에서는 관람객 대상으로 부대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나만의 연극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해 연극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고,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연극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 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이번 연극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는'2024 공연예술 유통' 공모사업 선정작 중 하나로 지난해 제주에서 개최된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상(대통령상)을 비롯해 4개 주요 부문(연출상, 최우수 연기상, 연기상)을 휩쓸었다.
또한 국제청년연극제(SITFY)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무대에서 작품성을 검증받은 작품이다.
관람료는 전석 2만원으로 중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제주아트센터 홈페이지(www.jejusi.go.kr/acenter/index.do)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화소외계층 무료 관람 신청은 오는 23일 오후 6시까지 선착순으로 전화 접수 받는다.
전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