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모 대상 패싱 논란…문화예술계 '홀대론' 부각

국비 1차 공모 미신청 뒤늦게 추가 모집 참여  공고 기간 일주일 불과 "요건 완화돼 참여 결정"

2024-06-25     전예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지역 대표예술단체 지원 추가공모' 시점이 이달 3일인 반면, 제주도는 이보다 보름 이상이 지난 20일에 사업 참여를 공고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사진 제공=제주도

제주도가 올해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예술인들의 반발을 사는 가운데, 최근 정부 공모 참여 과정에 논란을 빚으면서 문화예술계 홀대론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25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4월 지역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2024년 지역 대표예술단체 지원사업'을 공모했다.

해당 사업은 문체부가 수도권과 지역의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사업으로, 서울을 제외한 공연예술 단체 10곳 내외를 선정해 단체당 연간 최대 20억원(지방비 1대1 분담)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제주만 해당 공모에 신청하지 않으면서 지난달 발표된 1차 선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도는 검토 끝에 2차 추가 공모를 결정하고, 지난 20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추가 접수를 7일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문화예술 홀대론이 불거지고 있다. 접수 기간을 일주일로 한정해 민간단체 등에서 참여를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문체부 공고 시점이 이달 3일인 반면, 제주도는  이보다 보름 이상이 지난 20일에 사업 참여를 공고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실제 이처럼 제주도 행정의 문화예술 홀대 행태를 놓고 일선 현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내 문화예술계 종사자 A 씨는 "올해 문화예술 예산이 대규모로 삭감된데 이어 정부의 예산 지원 사업조차 신청하지 않았다는 것은 지역 문화 예술계를 대놓고 홀대하는 것 아니냐"며 "타지역은 다양한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마당에 제주도는 정부 공모를 통한 활로마저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문화예술계 종사자 B 씨는 "2차 추가 공모 신청 기간도 단 7일에 불과해 준비 기간이 촉박하다"며 "당초 정부의 공모사업을 면밀하게 살폈다면 이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당초 문체부 공모 방향은 문화예술기반이 취약한 지역을 지원해 지역간 문화예술 향유 격차를 완화하기 위함이였다"며 "다만 제주도의 경우 합창, 클래식, 관악, 무용 등 도 산하  예술단체가 이미 5곳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타 지역보다 장르가 다채로운편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롭게 공모를 신청하기에는 신규로 단체를 육성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과 지자체에서 예산을 50%할애해야 하는 재정적 부담이 컸다"고 밝혔다.

뒤늦게 2차 공모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 2차 공모에서는 장르별로 세부 내용만 동일하지 않으면 신청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 대폭 완화됐다"며 "기준 완화에 따라 지역 예술단체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공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4년도 제주도 예산에서 문화예술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17.36%포인트 감소했다.

또 제주도 전체 예산에서 문화예술이 차지하는 구성비율은 지난해 1.89%에서 올해 1.53%로 줄었다.

전예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일 '2024년 지역대표예술단체 지원 추가 공모'를 시작한 가운데, 제주도는 지난 20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추가 접수를 7일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제공=문화체육관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