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라라 나무야"…제주 도시 숲 조성 '모든 도민이 함께'
[기획=숲속의 제주 만들기] 2. 민간 위주 사업
반려 가로수 입양 시범 도입…인예어린이집 생태교육장 활용
플로깅 병행 기업참여 확대도…제1호 '모다드렁 낭심기' 호응
유형 다양 미세먼지 저감·열섬화 예방…"대국민 분위기 전환"
올해 제주지역 600만 그루 나무 심기 3차 연도를 맞은 가운데 제주도가 민간과 기업 위주의 사업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환경 인식 개선과 사회 구성원들의 커뮤니티 강화 등 도민 체감도를 향상하자는 취지다. 이에 제주도도 올해의 녹지공간 조성·관리 체계를 도민과 기업이 함께하는 민간 참여 확대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처럼 제주지역 미세먼지 저감과 도시 열섬화 예방 등을 위해 제주도는 다양한 유형의 그린 네트워크 구축을 꾀하고 있다.
△너도나도 나무 심기
"잘 자라라 나무야" 지난 10일 오전 제주시 시민복지타운 광장에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인예어린이집의 5~6세 원아 20여명이 가로녹지를 관찰하며 생태체험의 장으로 모여든 것이다.
이들은 오전부터 삼삼오오 모여 제주시 시민복지타운에 조성된 이팝나무와 왕벚나무 등 구간을 돌며 산림을 가꾸고 돌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한 원아는 선생님께 나무와 꽃 등 식물의 이름과 의미를 물어보는가 하면 곤충을 관찰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녹지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생태교육의 장인 셈이다.
이어 원아들은 "푸른 지구 우리가 지켜요"라는 팻말을 들고 주변 담배꽁초 등 각종 쓰레기를 직접 만든 쓰레기통에 수거하는 등 플로깅 활동도 병행했다.
양신순 인예어린이집 원감은 "지구 환경과 가로수의 소중함을 가져보는 시간"이라며 "제주도의 '반려 가로수 입양' 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집 생태교육과 병행한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시범 도입
이들의 캠페인은 모두 제주도가 올해 시범 도입한 '반려 가로수 입양' 사업의 일환이다. 기관이나 단체가 가로수를 입양해 관리함으로써 가로수의 소중함을 느끼자는 의미다.
앞서 제주도는 올해 반려 가로수 입양 사업에 12개 기관·단체를 선정했고 지난달 29일 협약을 맺은 후 본격적인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선정 기관·단체는 인예어린이집을 포함해 △우리야아동청소년정신건강지원시설 △공무원연금공단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 △지에스리테일 △사회복지법인 섬나기 제주시니어클럽 △(사)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지방우정청 행복나눔봉사단 △제주숲해설사협회 △뽀뽀뽀어린이집 △용흥마을회 △플러스 프로젝트 등이다.
어린이집 등 민간 외 기관의 참여도 골고루 이뤄졌다. 실제 같은날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 역시 롯데마트에서 한화아파트 사거리 310m 구간에 먼나무 50그루를 관리하며 띠 녹지 내 백일홍, 맨드라미 등 계절화를 식재하고 쓰레기 수거와 잡초 제거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협약에 따라 제주도는 입양 기관·단체에 자원봉사활동 인정과 관리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게 된다. 입양 기관·단체는 가로수와 띠 녹지 내 비료 주기, 쓰레기 수거, 잡초 제거, 모니터링 등을 한다.
입양 대상은 우당도서관과 롯데마트~제주제일고 앞 교차로, 만세국수~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시민복지타운광장 앞, 일주서로 등으로 먼나무와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이 식재된 상태다.
△상생 분위기 확산
이 외에도 제주도는 도시 숲 조성을 위한 다양한 유형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온 국민 모다드렁 낭심기 대작전'과 '그린스팟 혼디해요'다.
우선 '온 국민 모다드렁 낭심기 대작전'은 현재 사라봉공원 모충사 맞은편 부지에 제1호 사업으로 조성됐다.
해당 사업은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에 따라 사라봉공원 모충사와 연계해 조성되는 숲으로 기부 동참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부자에 대한 예우를 다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두 다 함께'라는 뜻의 제주어인 '모다드렁'을 반영해 '모두 다 함께 힐링을 누리는 숲'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이에 모다드렁 숲 참여자들은 배롱나무 22본과 산딸나무 9본, 이팝나무 17본, 애기동백 18본, 수국 18본 등 5종·84본의 나무를 직접 식재하고 이름표를 부착했다.
아울러 '그린스팟 혼디해요'는 도시공원, 제주 숲, 정원 등 나무 심기 및 정원조성을 통해 전·후 달라진 모습에 대한 공모전이다. 공모 결과 총 6명(최우수 1명·우수 2명·장려 3명)이 선정됐다.
이처럼 도민과 기업 등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업으로 나무 심기에 대한 상생의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대국민 나무 심기 분위기로 전환하는 등 600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도민이 주인이 돼 도시 가로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