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어장 씨 말랐나...위판량 크게 감소
8월 연근해 어선어업 위판량 24%↓ 갈치·옥돔·조기 등 감소…멸치는 증가 수온 상승 영향 추정...어민들 한숨
올 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제주바다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주요 어종들의 어획량이 크게 감소,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4일 제주특별자치도를 통해 확인한 8월 제주 연근해 어선어업 동향을 보면 8월 제주지역 위판량은 3964t, 위판액은 249억4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위판량 5271t, 위판액 344억4000만원에 비하면 위판량은 1307t(24.8%), 위판액은 94억9100만원(27.6%)이 감소했다.
특히 8월이 성어기인 갈치의 경우 위판량 2404t, 위판액 206억2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83t·310억300만원과 비교하면 1079t(31%)·103억7600만원(33.5%)이 감소했다.
또 제주지역 대표 어종 중 하나인 옥돔의 경우 8월 위판량이 13t, 위판액은 2억1100만원에 그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32t·4억470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참조기 역시 위판량 88t, 위판액 8억32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5.4%와 2.1%씩 감소했고, 고등어도 위판량 556t, 위판액 9억600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위판량은 40.4%, 위판액은 7%가 감소했다.
반면 멸치의 경우 위판량 398t, 위판액 3억4700만원으로 지난해 256t·1억1700만원과 비교하면 위판량은 55.5%, 위판액은 196.6% 증가했다.
제주 연근해에서 주요 어종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어민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제주시에서 갈치잡이 어선을 운영하는 김모씨(65)는 “보통 여름철에 주로 수익을 올리는데 갈치가 거의 잡히지 않아 기름값을 대기도 벅차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배를 접어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제주 주요 어종들의 위판량이 급감한 것은 올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제주 해역의 수온이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실제 올해 우리나라 여름철 해수면 온도는 23.9도를 기록,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인 22.8도보다 1.1도나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 역대급 무더위로 인해 수온이 상승했고 이로 인해 바닷속 환경이 변화하면서 제주 주요 어종들이 서식처를 옮겨 어획량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최근 기온이 낮아지고 수온도 떨어지면서 주요 어종들의 어장이 다시 이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제 추석 연휴를 전후해 모슬포 수협에 갈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차차 기온과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면 10월에는 제주 연근해에 다시 주요 어종들의 어장이 형성될 수 있다”며 “어획량 추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관련 대책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