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문화예술생태계 재정립 노력
이희진 도문화예술진흥원장
22일 진흥원서 취임 인터뷰
지난 11일 이희진 제주문화예술진흥원장이 첫 임기를 시작했다.
이희진 신임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장은 광복 60년 광복절 중앙경축식 등 주요 행사를 연출하며,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로 거론된다.
22일 제주진흥원에서 신임 이희진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장의 취임 소회를 밝혔다.
이 원장은 1989년 민간 극단의 기획실장으로 있으며, 공연 ‘잠들지 않는 남도’를 펼친 것을 계기로 제주와 인연이 닿았다. 이후로, 제주칠머리당 정공철 심방과 4·3 진혼굿을 펼치는 등 국내에서 다양한 공연 기획 경험을 쌓았다.
이 원장은 어려운 기회를 얻은 만큼, 예술인 및 도민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또한 “이 자리는 말만 하며 나서는 자리가 아닌, 뒤에서 나는 모든 소리를 듣고, 받드는 자리”라며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현안 문제를 철저히 검토해 도내 문화예술 기반 쌓기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현안 파악 정도에 대한 질문에는 언론에 드러난 것 이상의 문제들을 찾아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문예재단이 노후화된 공간 및 분장실, 대기실, 주차장 등 공연에 필요한 기본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타지역에 비해 공간 활용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편"이라며 "중장기적 대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직이 행정 중심이라, 각 분야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한 상태"라며 "기획공연 홍보 마케팅 시스템과 안전관리, 하우스매니저 등 전문인력을 확충해 기관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한, 문예회관이 지역 문화예술 허브 역할 기능 수행을 위해 지역예술계와 긴밀한 소통을 지속, 협업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기관장으로서 ‘리더십’ 보다는 ‘멤버십’을 강조했다. 이끌고 지도하는 입장이 아닌, 동료로서 함께하고 소통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문예회관의 위상의 정도,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진흥원은 ‘맏 형’으로서 좋은선례를 남기고, 지역 예술계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문화적 풍토를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다만, 도내문화정책에 대해 “문화복지 생활문화가 확대되며 향유중심 문화정책 기조가 강하다”라며 “주민들을 위한 취지는 좋지만, 기형적인 예술생태계 관점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문화예술에도 엄연히 생산, 유통 체계가 있고, 인력이 결합된 하나의 시장임에도 불구, 무료 공연 등이 많아지며 예술가의 자생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꼬집었다.
이어 “관객들이 일정 소비를 하고, 티켓이 팔리고, 시장이 확대대야 기획사들이 좋은 공연과 전시를 제안하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도민들의 수준 높은 예술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관람객 및 도민들이 문화복지를 위해 주체적으로 콘텐츠를 찾고 예약하고 평가를 내리는 소비자로서의 성장이 필요하다”며 “무료공연이 지속되면 예술생태계가 발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임기내 어떤 분야의 공연 콘텐츠를 주력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기관장 뜻이 반영된 단위 사업을 욕심내선 안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지역 예술계와 소통하고 공연 및 전시실적 등 기존자료를 토대로 도민, 언론 등 지역사회가 높이 평가했던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며 “특정 선호 장르를 배제해 공평하게 기획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생애주기별 특화기업을 통해 청년사업 일자리 등 특정 나이대만을 우대하지 않고, 원로와 중견 모두 기회를 주며 공생하는 전시·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