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말보다 단 하나의 핵심…자신감 있는 태도 중요
2024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4.하귀초
세상 바꿀 수 있는 '말의 힘'
링컨 등의 명연설 통해 강조
말끝 흐리지 말고 발음해야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오홍식)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공동 주최하는 '2024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네 번째 강의가 하귀초등학교에서 마련됐다. 지난 6월 하귀초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인성아카데미는 '마음을 울리는 글로벌 스피치'를 주제로 진행됐다.
△짧은 문장 속 큰 울림
이날 강사로 나선 정희양 국제기자단 수석연구원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말의 힘'을 유명한 연설들을 사례로 들며 강조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지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에 나오는 구절이다.
총 266개 단어로 이뤄진 단 2분의 연설은 미국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당시 죽은 장병들을 위해 열린 추도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역사상 명연설 중 하나로 꼽히며 현재까지도 학생도 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일 것이다.
이날 강사로 나선 정희양 국제기자단 수석연구원은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은 2분 만에 11개 문장으로 청중을 설득한 '촌철살인' 연설가였다"며 "짧은 연설에도 힘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희양 연구원은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전달할 때 문장이 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며 "상대방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잘 들리는 스피치가 상대 마음을 사로잡는다"며 "독서는 사고력·이해력 등을 길러 생각을 정리하고 말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15살 때부터 기후변화 심각성을 느껴 환경운동을 시작한 젊은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21)의 UN 연설을 통해서는 용기있는 외침들이 모여 세상을 변화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전했다.
그레타 툰베리는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N 기후행동정상회의에 참석해 기후변화대책에 소극적인 세계 정상들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16살.
그레타 툰베리는 정상들을 향해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나는 대서양 건너편 학교에 있어야 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아직도 젊은 세대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허울뿐인 말로 꿈과 유년기를 빼앗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공되지 않았지만 진심이 담긴 한 소녀의 외침에 전 세계가 응답하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계기가 됐다.
정 연구원은 "여러분처럼 10대 친구가 내뱉은 말"이라며 "툰베리는 현재까지 세상을 향해 아닌 것은 아니다고 소리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더 나은 세상, 더 아름다운 주변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툰베리와 같은 '용기있는 외침'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또렷한 발음·비언어적 표현 키포인트
정 연구원은 청중을 사로잡으려면 당당한 자세에서 나오는 또렷한 발음은 물론 비언어적인 표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발표할 때 말의 끝을 얼버무리는 사람들이 줄곧 있다"며 "발음이 부정확하면 상대방은 말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호한 표현은 자제하며 말끝을 흐리지 말고 종결 어미까지 뚜렷하게 발음해야 한다"며 "입모양을 크게 벌리면서 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를테면 정 연구원은 모음만 먼저 발음해 보고 문장을 읽는 방법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나는 책에서 인상적인 그림을 보았다'라는 문장을 자음없이 '아으 애에어~'로 먼저 발음하는 것이다. 그 다음 본 문장을 끊어서 읽어볼 것을 추천했다.
또한 그는 "말의 속도도 중요하다"며 "메트로놈을 활용해 낮은 속도에서 점차 높은 속도로 전환하며 연습해보라"고 권했다.
비언어적인 표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비언어적 표현은 손짓과 시선, 표정 등이 대표적"이라며 "발표하면서 시선 처리를 고민하는 친구들은 앞에 나의 말에 집중해 주는 친구를 마주치면 좋다"고 전했다.
또한 "표정이 딱딱한 것보다 입꼬리를 올리며 이야기하면 톤이 달라지며 따뜻하게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며 "손짓은 알맞은 상황에서 자신감있게 사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 연구원은 "최근 방탄소년단의 '여러분의 목소리를 찾으라'는 UN연설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큰 울림과 희망을 줬다"며 "과거의 실수 또한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그 또한 여전히 나로서 자신을 사랑하라는 내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하고 싶은 욕심은 많지만 따라오지 못하는 현실에 슬퍼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실수들은 결국 나의 장점으로 승화될 것이다. 모두 빛나는 존재로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