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같았던 미술관, AI가 허물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AWS
'AI 아트 어시스턴트' 앱 개발
2~3일 도립미술관 시범 운영
"미술관 방문은 넘을 수 없는 장벽과도 같았지만, AI(인공지능) 덕분에 처음으로 미술 전시를 감상할 수 있었어요"
시각장애인들이 실시간으로 AI를 통해 전문적이고 섬세한 미술 감상을 할 수 있게 됐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관장 양예홍)은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AWS)와 시각장애인의 미술 감상을 지원하는 'AI 아트 어시스턴트' 앱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해당 앱은 사용자가 촬영한 사진을 색상, 물체 등 시각적으로 분석한 후에 생성형 AI를 활용, 작품설명을 실시간으로 생성한다.
이를 통해, 전문 나레이션과 설명이 없더라도 작품의 화법 및 구도 등 요소를 다각도로 구분해, 전문 도슨트와 같이 상세하고 섬세한 해설을 구현하고 있다.
앱은 AWS의 생성형 AI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Bedrock)'을 기반으로,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의 Claude 3.5 Sonnet 및 Claude 3 Haiku 모델을 사용한다.
이 모델들은 글자만으로 얻기 힘든 이미지와 그래픽에 강력한 시각적 추론 기능을 탑제해,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고품질 콘텐츠를 생성한다.
또한, 유해한 언어 등을 자체 필터링해 작가 및 미술관의 전시 의도에 부합하도록 생성 결과물을 조정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은 작품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은 지난 2~3일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앱의 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시범 운영을 실시했다.
복지관은 도내 시각장애인 20명을 선별해, 도립미술관 기획전시 '제주미술사 조명전:에콜 드 제주' 출품작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에콜 드 제주'는 한국전쟁 이후 1970년대까지 제주미술계에 한 획을 그은 작가들의 활동상을 조명하는 전시다.
한 참가자는 "살면서 미술관을 처음 와봤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미술관은 나에게 넘을 수 없는 장벽과 같았다"라며 "미술관에 발을 디딘 것은 나에게 큰 도전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AI가 들려주는 해설은 다른 세계로 이끌어 줬다"라며 "기술이 더욱 발전해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시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삶을 살게 해주기를 바란다"며 감상평을 남겼다.
앞으로도, 복지관은 이번 시범 운영을 바탕으로 관련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 시각장애인들이 평등한 예술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클라우드 기술 기반의 미술 앱 시범운영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이 문화예술 분야의 접근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시각장애인의 미술 감상기회 확대를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양예홍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의 관장은 "시각장애인들 역시 미술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지만, 오디오 가이드가 대중적인 작품에 한해 지원되는 등 감상자의 관심사나 이해도를 고려하지 않은채 획일적으로 제공돼 온전한 감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AWS와 협력으로 개발된 'AI 아트 어시스턴트' 앱은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미술 작품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AWS의 혁신적인 기술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대한 의지에 감사드리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문화예술을 평등하게 향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