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행복한 생활을 위한 도시 변화의 시작”
15분 도시 제주 – 새로운 생활의 시작 2 차호철 무이건축 대표소장 인터뷰 15분도시 워킹그룹 위원으로 참여 “시대 변화에 따라 도시도 변해야” “더 나은 삶 위한 과도기 될 것”
‘15분 도시 제주 조성을 위한 전문가 워킹그룹’의 위원으로 참여했던 차호철 무이건축 대표소장은 15분도시 사업과 관련해 “보다 행복한 생활을 위해 도시를 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15분도시 전문가 워킹그룹은 15분도시 정책 수립을 위한 초기 개념과 방향성 설립을 위해 도시와 건축, 환경, 여성, 복지, 마을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동한 그룹이다.
당시 건축 전문가로 워킹그룹에 참여했던 차 소장은 15분도시 제주의 핵심을 묻는 질문에 도시의 패러다임과 인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소장은 “각 시대마다 추구해온 삶의 방식들이 있고 그 방식들에 맞춰 도시가 구성됐다”며 “현재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도시구조는 산업화 시대에 맞춰진 형태로 지금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생활상과는 조금 어긋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산업화 시대에는 경제성장과 산업 발달이 그 중심이었기 때문에 산업생산을 지원하는 주거와 상업, 공업 구역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도로를 설치하는 부분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다”며 “하지만 근래에 들어 삶의 만족도에 대한 중요도가 커짐에 따라 단순한 발전을 넘어 보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삶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차 소장은 15분도시 제주의 개념 즉 ‘근접 도시 이론’을 이야기했다.
차 소장은 “근접 도시 이론은 기존 도시계획에 대한 도전으로 기존 도시계획은 자동차와 시설이 중심이 되면서 도로의 광폭화, 교외 스프롤 현상, 대기오염, 온실가스 배출, 사회적 고립과 신체적 비활동성을 증대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근접 도시는 도보와 자전거, 대중교통 등 지속 가능한 이동 수단에 중심을 두고 필수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건강한 생활방식을 촉진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며 “다양한 이웃들과의 유의미한 접촉을 유도함으로써 경제 활동을 자극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해 생활 공동체를 구성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다만 차 소장은 15분도시 조성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많은 도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15분도시’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소장은 “15분도시는 사실 N분도시라고 해야 한다”며 “15분은 시·공간적인 개념이 아닌 심리적으로 가까운 거리를 뜻하는 인식적 거리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섬 지역인 제주에서는 이동에 30분 이상 걸리는 지역은 멀다고 느낄 수 있기에 심리적으로 근접거리라 볼 수 있는 15분 생활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차 소장은 “15분도시는 각지역별 특성에 맞게 결핍된 것을 해소해 나감으로써 공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지 모든 것이 최적화된 유토피아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며 “도시 개념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단시간에 체감되는 부분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5분 도시는 행복한 도시, 행복한 삶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결과론적인 시각 보다는 하나의 과정, 더 나은 삶으로 가는 과도기로 봐야 한다”며 “체육 시간에 정장을 입고 뛸 수 없는 것처럼 지금 우리의 삶에 맞는 형태로 도시를 변화시키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