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음주…소화기 질환의 원인
근로자 중 대부분은 음주를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음주는 소화기관 내 다양한 장기에 의해 흡수·분해되어 처리된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는 간, 담도, 췌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과도한 음주로 인한 소화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자 제주한라병원 소화기내과 명의 조세현 과장을 만나봤다.
간은 음식에서 흡수된 영양소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에너지로 전환하는 소화 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술이나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약제나 화학물질과 같은 독소를 해독하고, 혈액 응고를 조절하는 혈액응고인자를생산하며 면역 기능을 보완하여 감염에 저항하는 역할을 한다.
담도는 간에서 지방, 단백질 소화를 위해 생성되는 담즙을 생성하여 담낭에 보관하고 담즙의 흐름을 조절하여 소화 과정에 필요한 시점에 담즙이 방출되도록 한다. 이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단백질이나 지방 섭취시 소화 불량이나 복통이 생길 수 있다.
췌장은 소화 효소를 분비하며 십이지장에서 소화를 촉진시킨다. 또한 인슐린과 글루카곤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당 조절에 필수적이다. 설명만으로는 인체 장기가 서로 역할이 상이한 것 같지만 긴밀하게 협력하여 소화 및 대사 과정을 원활하게 유지한다.
간 질환의 종류와 원인 간질환으로는 간염, 간경변, 간암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여러 원인의 급성간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간염으로 발전하고 치료하지 않고 시간이 경과하면 간경변으로 발전하고 이 후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간염은 A, B, C, D, E형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간염과 음주, 비만, 당뇨와 관련된 지방간, 지방간염으로 분류한다. A형 간염은 식중독과 비슷하며 바이러스 감염자의 분변으로 나온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감염될 수 있다. 위생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아 과거 위생이 좋지 않았던 시절에는 대다수가 어렸을 때 앓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위생 상태가 좋아지고 백신도 있어 환자수가 크게 감소했다.
가장 많이 알려진 B형 간염은 우리나라의 경우 모친에 의한 수직 감염이 대부분으로 보균자인 어머니의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유전적인 것이 아니고 출생시 혈액에 의한 감염이기 때문에 현재 신생아는 태어나면 B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고 있으며, B형 간염 바이러스가 특히 많은 모친의 태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많은 모친의 경우도 항바이러스 약제를 복용하면 대부분의 수직감염을 막을 수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로 완전히 박멸시킬 수 있다. 하지만 혈액 매개 전염병이다 보니 위생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피부에 상처(문신, 피어싱 등)를 내는 행위나 마약 투약을 위한 비위생적 정맥 주사 남용으로 아직도 국내외에서 보균자 수가 늘고 있다.
간 질환의 검사와 치료 간 질환 진단을 위해 크게 2가지를 먼저 확인한다. 간 기능 평가를 위한 간수치 검사와 초음파, CT, MRI와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간의 크기, 형태 등을 검사한다. 이후 필요한 경우에는 조직 샘플을 채취하거나 간섬유화 검사를 통하여 염증이나 섬유화 정도를 확인한다. 이후 간의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생활습관 개선, 간 이식이 고려된다.
A형 간염은 자연치료를 기대할 수 있고 B, C형 간염은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며 알코올성·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음주 절제와 체중감량,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간경화는 발병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합병증 관리와 간 기능 유지를 목표로 약물 치료를 실시하며 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경우 간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간암의 치료는 수술적 절제, 간이식, 고주파 열치료, 경동맥 화학색전술 등이 고려된다.
이외에도 고주파 열치료의 대체 치료법인 '초극단파 열치료술'이 있다. 간암 치료의 초극단파 열치료에 대해 기존 고주파 열치료는 피부를 통한 전극침을 암세포에 침투시켜 60~100도의 열로 암세포를 파괴한다. 그러나 암의 크기가 크거나 혈관 주변에 있는 경우 치료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초극단파 열치료술은 전자기장으로 빠른시간에 높은 온도로 더 넓은 범위를 치료할 수 있으면서 주변 조직에 영향을 적게 준다. 두 치료 비교 결과 초극단파 열치료가 고주파 열치료에 비해 무병 생존률이 높게 나타났으며 중증 합병증의 경우 초극단파 열치료에서 적게 나타났다. 이처럼 초극단파 열치료술은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으며 필자가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이와 같은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담도 질환의 종류와 원인 담도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담석이 있다. 담낭에 발생한 결석을 담석이라고 하며 담관에 생긴 결석은 담관의 위치에 따라 총담관결석, 간내담관결석 등으로 분류된다. 담석은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뉘며 우리나의 경우 콜레스테롤 담석이 비율이 낮았으나 식습관 변화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담도에 발생하는 결석 발생률도 증가하고 있다.
총담관결석은 총담관에서 발생하는 결석으로 황달과 간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복통이 발생할 수 있어 발견되면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결석으로 담도 내시경으로 제거할 수 있다. 담낭에 생긴 담석의 경우 통증이 없으면 추적 관찰이 원칙이나, 심한 복통이 발생하거나 담낭 용종이 함께 있는 경우 외과적인 담낭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췌장 질환의 종류와 원인 췌장 질환은 급성·만성 췌장염, 췌장 낭종, 췌장암 등이 대표적으로 있다. 급성 췌장염은 과도한 알코올 섭취나 담석으로 인해 발생되며 담석이 췌장관을 막아 소화 효소가 췌장 내에서 활성화되어 염증이 발생하고 알코올은 췌장을 직접 자극해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반복적인 염증은 결석을 만들어 만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소화장애와 영양 흡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췌장낭종은 심한 췌장염 발생 후 췌장 조직 내에 삼출액이 고여 주머니가 형성되는 질환을 말하며 주로 급성 췌장염의 합병증으로 인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6주 이내에 줄어들지만 크기가 줄지 않고 통증이나 소화 문제 유발되면 외과적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췌장암은 흡연, 비만, 당뇨병, 만성 췌장염, 유전적 요인, 식습관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각각의 요인이 독립적으로 작용하거나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어 발생한다.
담도와 췌장 질환 치료 췌장이나 담도 질환은 복부 CT나 MRI 같은 다양한 검사를 통해 진단하지만 그 중 ERCP라 불리는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은 췌장, 담도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표준이 되는 검사법이 있다. 이 검사법은 내시경을 이용해 담도와 췌장관 내부를 영상이나 육안으로 확인 할 수 있으며 다른 내시경 검사와 마찬가지로 진단과 동시에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담도나 췌장관에서 발생한 결석을 제거하거나, 종양등에 의한 협착으로 황달이나 통증이 발생하면 좁아진 부위에 스텐트를 삽입 할 수 있다.
하지만 ERCP는 다른 내시경 시술 방법에 비해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므로 환자는 금식과 같은 시술 전후의 의사의 지시 사항과 절차를 엄격히 준수해야 합병증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한편 조세현 소화기내과 과장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同대학원 석·박사를 마쳤으며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암센터 연수, 대한 간학회재무이사,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교수, 내과 과장을 거쳐 2024년부터 제주한라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평소 소화기 질환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 세계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등재되는 등 국내 간담췌 분야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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