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 프랑스 국가 영웅 칭호…현대에도 전폭적인 투자"
2024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5.애월고 제민일보·도교육청 주최 이현 프랑스 전문가 강연 '파리올림픽과 문화' 주제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오홍식)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공동 주최하는 '2024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다섯 번째 강의가 애월고등학교에서 열렸다. 지난 7월 애월고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인성아카데미는 '2024 파리올림픽과 예술·문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파리 힘의 원천
이날 인성아카데미는 프랑스 파리 소르본느 대학 미술사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프랑스 국립 오르세 미술관 객원 연구원으로도 근무했던 이현 아르떼포에베 대표(국립중앙박물관 등 미술사 강사)가 강연에 나섰다.
이현 대표는 '문화 강국'인 프랑스, 그 가운데에서도 중심지 역할을 하는 수도 파리의 문화·예술의 역사를 비롯해 올해 열린 파리올림픽에서 엿볼 수 있는 프랑스 문화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프랑스, 특히 파리를 이야기할 때 문화예술을 빼놓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파리에는 입구에 '조국이 위대한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문구가 적힌 공동묘지 건물 팡테옹(Pantheon)이 자리잡고 있다"며 "이곳에는 프랑스의 문학과 과학, 정치철학 사상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위인들이 안장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24호실은 팡테옹을 찾은 프랑스 사람이라면 한번씩 찾아가는 필수 코스로 꼽힌다"며 "여기에는 프랑스 대표 문인인 알렉상드르 뒤마,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의 석관이 놓여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들은 모두 '우리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국부 칭호를 받았다"며 "프랑스에서는 문화예술가들을 최고의 영웅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문화예술을 중요시하는 점은 현대에서도 이어진다"며 "프랑스하면 '명품의 나라'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다. 이 명품회사들은 단순히 물건만 팔지 않고 예술가들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각 회사들은 사립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며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 문화예술가들이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며 전시 기회를 주고 협업하면서 프랑스 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표는 "프랑스인들은 의미를 부여하는 특성이 있다"며 "의미를 중요시 하는 밑바탕에는 철학이 깔려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뫼르소 와인은 죽음을 뜻하는 'meur'와 태양의 어원인 'sault' 합성어"라며 "포도주가 태양빛에 포도가 녹아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림픽에 파리 문화를 담다
이 대표는 "파리올림픽은 프랑스의 문화예술 강점을 녹여냈다"며 "센강에서 개막식이 열린 것도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는 올림픽을 계기로 파리를 재정비해 현대적인 미(美)를 가미했다"며 "국회의사당 앞에 루브르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비너스 조각상을 활용해 올림픽 종목을 형상화한 모습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파리올림픽은 주 경기장이 따로 없고, 별도 경기장을 건축하지 않았다"며 "대신 기존 시설들을 오롯이 활용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에펠탑 축에 위치한 그랑 팔레 임시전시장에서는 레슬링과 권투 등 종목이 치러졌다"며 "그랑 팔레 임시전시장에서 보이는 에펠탑 앞 공원 샹드막스는 전쟁의 신 마르스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고대 로마와 프랑스인들의 전투 장소였던 점 등을 고려해 종목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또한 "베르사유 궁전의 경우 원래 사낭터였다"며 "이같은 특징을 적용해 승마 등 올림픽 종목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문화예술에 전폭적으로 투자하며 지금의 프랑스가 완성됐다"고 덧붙였다. 김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