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새바람 '제주형 BRT' 전국 넘어 해외 혁신 모델 확산

버스타기 좋은 제주 만들기 '양문형버스+섬식정류장' 국내 최초 도입 사례 이목 동·서 평균 통행 속도 증가 노형로까지 사업 확산 계획 

2024-11-25     윤승빈 기자

 

△왜 BRT가 필요한가
2017년, 제주시 중앙로 차도 한복판에 '섬'이 생겼다. 제주에서는 생소한 BRT(Bus Rapid Transit)가 처음 등장한 것이다. BRT는 버스 운행에 철도 시스템을 접목한 버스 시스템으로, 버스우선통행시스템 구축 이후 기존보다 향상된 버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모니터링 용역 결과 시행 전 대비 버스 평균속도는 44% 개선됐으며, 이용객은 하루 1만8662명에서 2만4435명으로 증가했다. 

제주도는 제주형 BRT 2단계 사업으로 제주시 동지역 주요 간선도로인 동서광로 등에 BRT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동서광로는 출퇴근시간대 교통혼잡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곳으로,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는 잦은 진출입 차량으로 제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BRT 전용차로가 구축되면 중앙로처럼 버스가 일반 차량들과 섞이지 않고 운행할 수 있고, 평균 통행 속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문형 버스로 문제 해결 
도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동광로와 서광로에 중앙로와 같은 차로를 구축할 수 있는가 여부였다. 동서광로는 중앙로 대비 도로 폭이 좁아 기존처럼 다수의 섬을 만들 경우 일반차량 운행이 어려워지고, 인도를 축소해야 한다는 우려도 발생했다. 승객들은 오른쪽 문을 통해 내려야 하기 때문에, 도로 한가운데 섬식정류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섬 구조가 필요하다. 

이에 찾은 해답은 '양문형 버스'다. 버스 양쪽에 문이 달려 있기 때문에 1개의 섬만 만들면 된다. 동쪽으로 가는 승객과 서쪽으로 가는 승객이 하나의 정류장에 체류할 수 있다. 

이용객들은 기존 정류장에서는 오른쪽문으로, 섬식정류장에서는 왼쪽 문으로 내리게 된다. 오른쪽 문만 있을 때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섬식정류장 편의시설 완비 
제주도가 공개한 동서광로 섬식정류장은 각종 편의시설을 겸비한 정류장이었다. 냉방기와 공기청정기, 온열의자, 전자기기 충전시설, 버스정보안내기, 도정홍보 모니터, CCTV 등 첨단 편의시설을 완비했다. 무료 와이파이 이용도 가능하다. 

버스에도 첨단 위성항법시스템을 탑재해 운전자의 출입문 사고를 예방하고, 내부 모니터를 통해 하차문을 안내, 승객 혼란을 최소화한다.

도는 양문형버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동광로부터 노형로까지 171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2025년 4월까지 서광로 BRT 공사가 마무리되면 5월부터는 제주형 BRT가 본격 운영된다. 이후 2026년 12월까지 동광로, 도령로, 노형로 BRT 사업이 순차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지역 균형발전 불씨
제주형 BRT는 현재 전국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그동안 BRT 대안으로 섬식정류장과 양문형버스가 거론돼 왔지만, 실제 적용하는 사례는 제주도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전국에 도시철도와 KTX를 구축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BRT는 대중교통의 새로운 핵심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강희업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은 지난달 제주의 섬식정류장을 본 뒤 "제주도가 선보인 정류장 일체형 BRT는 전국 확산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위원장은 "제주의 혁신 모델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혁신이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균형발전의 불씨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