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煙臺)를 통해 본 제주의 혼

2024-12-29     고은리 기자

   1월 4~9일 문예회관에서
   제주국가유산 기록사진전

 

   조선시대 주요 군사시설의 통신수단 역할을 한 연대(煙臺)를 조명한다.

   내년 1월 4일부터 9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제6회 다온 임관표 개인전 '제주국가유산 기록사진전'이 개최된다.

   작가는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제주의 역사문화를 기록해 오고 있다.

   이는 제주의 소중한 문화재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주제의 '제주국가유산 시리즈 기록전시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제주는 보물 8건, 사적 7건, 천연기념물 50건, 국가민속문화유산 9건 등 수많은 국가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제주의 연대는 1974년 4월 3일 제주도 시도 기념물로 지정, 보호받고 있는 유적 보물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의 올레길을 따라 고려시대 말부터 설치된 23개의 돌담으로 만들어진 연대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연대는 조선시대 당시 구릉이나 해안에 위치해, 연기 및 횃불 등으로 급한 소식을 알리던 통신수단으로, 봉수와는 다른 개념이지만 비슷한 성격을 지닌다.

   연대는 적의 침입에 대비해 군사적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다. 제주도에 위치한 봉대는 바다를 지나는 적선을 멀리서 관망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연대는 적선의 내박을 가까이 살피기 위해 세워진 시설이었다.

   연대는 유사시, 적과 대치에 싸워야 하는 요새시설 역할도 했다. 제주의 경우, 봉대는 오름 정상에 위치하는 반면, 연대는 제주 해안가에 설치됐다.

   제주에 봉수와 연대가 설치되기 시작한 것은 고려 말로 추정된다. 당시 설치된 봉대와 연대의 수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으나, 조선 초기에는 제주목 9곳과 정의현 5곳, 대정현 4곳 외에 입산, 지미산, 판포산 등에 설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1510년에는 제주목사 장림의 건의로 연대를 두는 곳에 후망을 가설했다. 그 결과 봉수 25곳, 연대 38곳이 정비됐다. 연대는 별장 6명, 직군 혹은 연군 12명을 배치했다. 근무방법은 봉수와 같았다. 봉수나 연대에는 제주에 거주하는 각 관아 소속의 공노비 일부를 충당했다.

   제주의 38곳 연대 중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총 23곳이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제주의 혼'을 다시 되새기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조선시대 행정 구역인 제주목, 대정현, 정의현 등 제주 곳곳 연대를 따라 걸으며, 답답한 일상을 내려놓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전통문화 숨결을 간직한 제주문화재를 분야별로 선보일 것"이라며 "선사시대부터 탐라국, 현대에 이르기까지 선조들의 지혜를 담은 400여건의 문화재를 사진 한 폭의 화폭에 담아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