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딛고 맞이하는 새 봄”

2025-02-04     고은리 기자
4일 관덕정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탐라국 입춘굿 ‘낭쉐몰이’ 행사가 열렸다. 고은리 기자

 

   탐라국 입춘굿 4일 마무리
   '낭쉐몰이' 행사 인파 북적

 

   "하늘과 땅이 열린 태초의 뜻 그대로 만물이 생동해, 사람과 사람 사이 층하 없는 여민동락의 새봄을 바라나이다".

   한파 속에서도 참가자와 도민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던 탐라국 입춘굿이 4일 폐막했다.

   이날 오후 2시 관덕정 인근은 한파 속에서도 입춘굿의 유명 프로그램인 '낭쉐몰이'를 보러오기 위한 인파로 가득했다.

   '낭쉐몰이'는 심방들이 나무로 만든 소 '낭쉐'를 이끌고 관덕정 인근을 도는 행사로, 앞서 2일 이뤄진 '낭쉐코사'를 이어가는 전통의식이다.

   심방은 솔기를 낭쉐에 얹고, 간단한 제를 지낸 후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대북을 세 번 울려 낭쉐몰이의 시작을 알렸다.

   동시에 호장을 맡은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장이 쟁기를 잡고, 농사를 짓는 과정을 시연했다. 

   이 의장은 쟁기를 잡고, 소리꾼은 '밭 볼리는 소리'를 외치며 관덕정 마당을 돌았다. 행렬은 관덕정 광장 앞을 지나 중앙사거리를 거쳐 다시 굿청으로 들어왔다.

   이 의장은 낭쉐와 함께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입춘덕담을 전했으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올 한해 각자의 소망을 함께 기원했다.

   덕담 이후에는 심방이 보리뿌리점으로 풍농을 점치는 것으로, 한 해의 시작을 알리고 희망의 봄을 여는 의식을 끝으로 '낭쉐몰이'는 마무리 됐다.

 

4일 관덕정에서 탐라국 입춘굿 ‘입춘굿탈놀이’ 행사가 열리고 있다. 고은리 기자

 

   이어서, 입춘굿탈놀이와 하멩이답도리 마누라배송막푸다시 행사가 진행됐으며, 입춘대동 프로그램을 끝으로 행사는 폐막했다.

   입춘굿은 2일부터 관덕정과 도내 곳곳에서 ‘거리굿’ ‘열림굿’ ‘입춘굿’ 총 3가지 테마로 나눠 운영됐다.

   3일 동안 목관아 일대에서는 먹거리 마당, 입춘장터, 체험 마당 등 다채로운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배로 선사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민예총이 주최하는 탐라국 입춘굿은 매년 봄을 맞아 풍요를 기원하는 제주의 전통깊은 축제다. 행사는 심방(무당)들이 치르는 무속굿을 중심으로 모든 의례가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입춘굿은 탐라시대 부터 시작해, 조선왕조의 멸망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점차 사라져 갔지만, 1999년 민속학자 문무병을 중심으로 제주민예총이 복원을 시도하며 명맥이 끊긴 입춘굿을 부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