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지라는 이유로 훼손되는 습지 보전 방안 시급
습지에 전선이 너부러져 있어 갯벌도 소중한 자산이다
생태적 가치 등이 우수해 환경부 및 람사르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습지는 현재 도내에 물영아리오름 습지, 1100고지 습지, 물장오리오름 습지, 동백동산 습지, 숨은물뱅듸 습지 등 5곳과 해양수산부 지정한 오조리 연안 습지 1곳 등 6곳이 있으나 도 자체 지정 습지는 아직 없다.
습지란 습한 환경에 적응한 식생이 서식하는 습한 장소다. 나라나 전문가마다 의미가 조금씩 다르나 국내에서는 내륙습지, 연안 습지, 인공습지 3가지로 분류한다.
내륙습지는 땅에 있는 습지로 강, 하천 등이 포함된다. 연안 습지는 바닷가 습지인데, 밀물 때 물 끝 선과 지면이 접하는 경계선부터 썰물 때 바다 쪽 수심 6m까지의 지역이다. 인공습지는 인간이 만들거나 복원한 습지다.
생태계의 한 축으로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생태교육의 장소로 활용된다. 그런가 하면 지구상에 살아가는 생물종의 40%가 습지에 기대어 살아간다. 이처럼 습지는 생태적 가치가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오조리 연안 습지는 인간의 삶터와 가장 가까운 도시 한가운데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 곳이다.
성산읍 오조리 습지에는 약 250여 종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 멸종위기 1급인 저어새, 2급인 노랑부리저어새와 물수리가 서식하고 있어 2023년 12월에 해양수산부가 연안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성산하수처리장 주변은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역주민들이 오조리 57(유) 일대 약 32만평을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을 요청했으나 사유지라는 이유로 지정이 되지 않아 각종 쓰레기로 주변 미관을 헤치고 있다.
오조리 57번지 일대 습지에 방치된 폐스티로폼은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양생태계 파괴 등 자연경관을 훼손해 관광지 매력을 감소시키며, 잘 분해되지 않아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습지에 우후죽순 마냥 심어져 있는 전주(전봇대)가 주변 미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전기 합선된 전주를 그대로 내버려 두고 있어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주원인이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한전에서는 습지에 방치된 전봇대와 전깃줄들을 하루속히 정비해야 할 것이다.
관광객 박모씨는(부산시 연제구 58세) "제주 올레 2코스이며 연안 습지보호 구역 주변이며 철새들이 보금자리가 합선된 전봇대와 전깃줄들로 철새와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하루속히 전봇대 철거와 전선들을 정리해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고성리 일대에서 습지로 생활하수가 그대로 방출되면서 악취와 주변 조개바다가 갯녹음(백화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해양오염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다양한 동식물의 보금자리이자 훌륭한 탄소 흡수원인 습지가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오조리 57번지(습지) 일대에 대하여 사유지 매입을 통한 보전 관리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국민의 지지가 없는 정책은 정책 효과를 달성하기 힘들다. 아무리 습지가 중요하다고 한들, '습지가 뭐 그리 중요한가?'라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면, 습지 보전을 위한 연구도 정책도 그 의미가 흐려지게 될 것이다.
해양수산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17.8조 원으로 추산되며 갯벌은 잘피, 염생식물 등과 함께 블루카본(blue carbon)으로 두드러지고 있는데, 연간 자동차 11만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고기봉 습지학회 회원(행정학 박사)은 "습지 보전을 위해서는 인식 변화가 중요하며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등 중요한 사안이지만, 사람들은 관심이 없거나 빠르게 잊는다"라며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선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인식을 바꾸는 방법으로는 교육을 꼽았다. "초등학생 때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한다"라며 "고등학생 교과목에 '기후변화' 관련한 움직임이 있지만, 좀 더 어릴 때부터 교육하면 좋을 것"이라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습지의 건강이 곧 우리의 미래이다. 습지는 단순히 물과 땅의 경계가 아닌, 생명의 경이로움을 담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습지를 보전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인류와 지구 생태계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이처럼 습지는 단순히 보호해야 할 대상일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자산이기도 하다. 행정과 주민이 합심하여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