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죽은 사람 빌미로 인질극"…제주서 '인면수심' 중국인 범죄 도 넘었다

2025-02-26     양경익 기자

 

24일 한 사찰 납골당서 유골함 6기 절도 행각
사전 답사 정황 확인…해외 도주 현재 추적 중
총 28억원 상당 금전 요구…인근 야산서 되찾아
무사증 입국 인적 사항 파악…인터폴 수배 예정

최근 제주지역에서 외국인 범죄가 잇따르며 도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반인륜적인 중국인 범죄가 발생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시10분께 도내 한 사찰 납골당에서 40대 중국인 2명이 봉안돼 있던 유골함 6기를 훔쳐 달아났다. 이들 중국인은 지난 18일 무사증으로 입국했다.

이후 당일 가족 측이 납골당을 찾았지만 유골함이 없는 것을 인지하고 이날 오전 11시17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이들 중국인은 사전에 세 차례 해당 사찰을 답사하며 마치 유골을 봉안할 것처럼 행세하면서 범행이 용이한 곳을 선택한 것이다.

이어 이들은 아무도 없는 새벽 시간대를 틈타 미리 준비했던 장비 등을 이용해 납골당 내부로 침입한 후 유골함을 훔쳤다. 현재 이들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기 직전 해외로 출국해 경찰이 추적에 나선 상태다.

특히 이들은 해외로 출국하자마자 유골함을 인질로 삼아 해당 사찰 관계자에 돈을 요구했던 정황도 파악되고 있다. 죽은 사람을 빌미로 인질극까지 벌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유골을 가지고 있다. 돈을 주면 유골함을 돌려주겠다"고 연락했으며 총 200만불(한화 28억7000만원 상당)을 요구했다.

 

해당 납골당 안치 비용은 500만원 선이다. 이번 절도 당한 유골함의 경우 2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유골함 6기는 모두 되찾았고 가족에 인계됐다. 해당 사찰에서 1.5㎞ 떨어진 야산에서 3개씩 나눠 땅속에 묻혀 있었던 것을 경찰 수색에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특수절도와 유골영득, 공갈 등의 혐의를 적용해 해외로 도주한 이들 중국인을 쫓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적 사항은 파악됐으며 인터폴 수배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제주에서 또다시 중국인의 인면수심 범죄가 발생하며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최근 5년(2019년~2023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는 2917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인은 절반이 넘는 66.5%인 1941명 수준이다.

범죄 유형별로 교통 관련 범죄가 640명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 631명, 지능범 407명, 절도 316명 등 순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732명, 2020년 629명, 2021년 505명 등 감소세 후 2022년 516명, 2023년 535명 등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에도 잠정적으로 모두 608명의 외국인 범죄가 발생하면서 600명대를 돌파한 가운데 412명은 중국인이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재개로 인한 중국인 입도객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범죄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수영 제주경찰청장은 26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범죄도 덩달아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인이 입국할 때부터 범죄 예방 활동 등을 강화해 강력범죄를 차단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는 모두 111개국 외국인이 비자 없이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무사증 입국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한 달까지 제주에 체류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다. 양경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