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발 묶인 제주도민

전세기가 승객 없이 이륙 170명 현지서 '발만 동동' 취항 첫발부터 체면 구겨

2025-03-04     윤승빈 기자

필리핀 마닐라에서 관광을 마친 제주도민 170여명이 항공사의 착각으로 현지에서 발이 묶였다. 제주를 향하는 항공기가 승객을 태우지 않고 이륙해버렸기 때문이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의 필리핀 현지 제주관광세일즈의 결실로 제주~마닐라 항공편을 성사시켰지만 시작부터 체면을 구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본보 취재 결과 당초 3월 3일 귀국 예정이던 제주도민 170명이 현지에서 발이 묶인 채 제주도와 관광공사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3일 오후 4시30분 항공기에 탑승 예정이었지만 이 항공기가 승객도 태우지 않고 예정보다 4시간 일찍 제주로 출발하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피해 도민들에 따르면 이 항공사는 4시30분 '출발'이 아닌 4시30분 '도착'으로 오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여행은 제주 관광객과 마닐라 관광객이 서로 전세기를 통해 양국을 오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전세기로 여행이 진행된 만큼 사태가 발생한 후 대체편을 찾기 어려워 피해를 키운 것이다. 

이들은 5일 낮 제주편에 탑승할 예정이다. 결국 예정보다 2일 더 공항 인근에서 대기해야 하는 셈이다.

4일 현재까지 피해 여행객에 대한 보상은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추후 항공사 또는 여행사를 상대로 피해 보상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