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은 그들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2025-03-20     고은리 기자
제주4·3평화재단은 21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그 겨울 넘어, 함께 이룬 우리 이야기' 전시를 개최하고, 김영화 작가의 작품 '그 겨울로부터'를 선보인다.

 

   제주4·3평화재단 전시
  '그 겨울 넘어' 선보여
   희생자 유족의 삶 조명

 

   제주4.3 당시 희생자 유족, 그들이 겪은 아픔은 그들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잃어버린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들의 목소리와 웃음을 기억하려 했다.

   고통 속에서도 서로를 지지하며, 아픔을 나눴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갔다.

   이 연대의 힘은 아픈 과거를 넘어서는 새로운 희망으로 이어졌고, 결국 제주공동체를 회복시켰다.

   제주 공동체는 그 상처를 딛고, 서로를 보듬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희생자들의 영혼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제주를 지키는 힘이 되어주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김종민)은 21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 3관에서 '그 겨울 넘어, 함께 이룬 우리 이야기' 전시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제주4·3 희생자 유족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참혹한 기억과 생과 사를 넘나 들던 생존자로서의 여정을 조명한다.

   고난 속에서도 치열한 삶을 이어나갔던 유족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구술, 그림을 통해 재현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김영화 작가의 작품을 통해 유족이 겪었던 고통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작품 '그 겨울로부터'는 17m에 달하는 대작으로 1948~1949년 초토화작전 시기, 피신과 항쟁의 이야기가 한 화면에 표현된 작품이다.

   전시 공간은 하얀 눈이 내린 산전의 숲으로 시작해, 봄을 지난 산전의 6월, 눈꽃 같이 만개한 떼죽나무 꽃의 향연으로 마무리된다.

   김 작가는 제주를 기반으로 한지 위 작은 붓펜으로 그려낸 펜화작품을 선보이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2부는 여성 유족 5명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3부에서는 희생자들의 현재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5월 6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이야기'와 연계된다.

   두 전시는 전쟁과 학살을 경험한 희생자들의 어린 시절 상처와 회복에 주목한다.

   발발 시기와 공간은 다르지만 전쟁과 학살의 아픔을 딛고 일상을 회복하고자 한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

   보스니아 내전 시기 폭발물 경고를 담은 소장품, 유니세프의 전단지는 제주4·3 당시 학교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로 피해 입은 4·3희생자들의 참상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당시 유엔(UN)의 도움을 받은 보스니아 어린이와 아무런 외부의 도움 없이 견디며 제주공동체를 복원시킨 4·3 어린이들의 삶을 비교해 볼 수 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4·3의 아픔을 넘어 제주공동체를 복원해 낸 유족들의 노력을 알려 나가는 작업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시 개막식은 21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문의=제주4·3평화재단(064-723-4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