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이름은' 통해 제주4·3 정명찾는 시발점 기대"

2025-03-23     고은리 기자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제주4·3영화 '내 이름은' 기자회견에서 정지영 감독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고은리 기자

 

   21일 영화 기자회견 개최
   오는 4월부터 촬영 시작

 

   "영화 '내 이름은'을 통해 4·3이 정명(正名)을 찾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지영 감독은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4·3영화 '내 이름은' 촬영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감독은 영화 제작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제주4·3을 주제로 한 영화 '내 이름은'은 내년 4월 상영을 목표로, 오는 4월부터 촬영이 시작된다.

   영화의 원작은 제주4·3 평화재단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공동 주최한 4·3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이다. 

   정 감독은 "원작의 시나리오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잃어버린 이름을 찾는다는 취지의 아이디어가 좋았다"라며 "원작자가 시나리오를 고쳐 영화를 제작해도 좋다고 해서, 촬영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서귀포시 지역은 1980년대 제주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라며 "이외에도 한림, 대정, 표선 등 제주 각지에서 촬영이 예정돼 있다"라고 밝혔다.

   작품 속에서 제주 사투리는 대중들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감독은 "제주 사투리만으로 대화를 구현하게 되면, 일반 대중들에게는 상당히 어렵게 다가올 것"이라며 "'어미' 정도로만 사투리를 구현해, 외지인들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50대 여인이 4·3으로 인해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여정을 그린다.

   이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대립적 구도를 넘어, 폭력 트라우마의 극복과 화해를 위한 과정을 다룬다.

   정 감독은 '내 이름은'을 통해 누구는 '사건'이라고 하고, '폭동'이라고 부르는 제주4·3이 제 이름(정명(正名))을 찾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작품은 이데올로기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4·3을 소재로 한 영화 '지슬' 등 기존 작품과는 차별화하겠다는 의미다.

   작품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한 염헤란 배우와 박지민, 유준상, 김규리 배우가 출연한다.

   영화의 성격은 대중영화라고 전했다.

   정 감독은 "도민 자본의 도움을 받아 도민영화라고도 볼 수 있다"라며 "상업영화가 아닌 대중을 상대로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대중영화 감독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4억400만원 가량 모았다"라며 "이는 국내 영화 크라우드 펀딩 중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밝혔다.

   정 감독은 총 30억원 정도의 제작비를 투입할 예정이며, 이중 10억원 정도는 투자가 확정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10억원 정도가 모자란 상황이라며 "도민 여러분이 내 영화다, 내가 만든다라는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

   한편, 정지영 감독은 우리 사회 기득권의 부조리함을 고발한 영화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 '소년들'을 연출하며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