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 4·3평화문학상 당선작 '흰 문장' '전쟁터로 간 사랑' '폭풍 속으로'

1498편 접수, 최종 3편 선정 4월 24일 제주문학관 시상식

2025-03-26     윤승빈 기자

제13회 제주4·3평화문학상 당선작이 결정됐다. 시 부문 김휼의 '흰 문장', 장편소설 부문 김미수의 '전쟁터로 간 사랑', 논픽션 부문 허호준의 '폭풍 속으로' 등 3개다.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전국 공모를 통해 시 1390편, 장편소설 101편, 논픽션 7편 등 1498편의 작품을 접수하고 당선작을 가려냈다. 시상식은 다음달 24일 오후 2시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시 부문, 장악력 돋보여
김휼 시인의 '흰 문장'은 4·3과 백비를 주제로 다루는 시로 감각적 해석력과 은유의 조화로운 매칭 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김 시인은 '흰 문장' 외에도 '숨결' '감자꽃' '폭포' '빌레못에서' '너는 검은 신음을 흘리고' '우리, 봄이 될까요?' '고소리 술 한잔' '여름광장' '무릉곶자왈' 등 10편의 작품을 응모해 시적 장악력을 선보였다.

심사위원회는 "천근만근 같은 주제의 무거움을 잘 빚은 항아리로 승화시켜내는 일은 고도의 정신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작품은 4·3의 진실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인권을 수렴하는 상의 의이에 충분히 값해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전남에 연고를 둔 시인은 2007년 기독공보 신춘문예, 2017년 열린시학으로 등단했다. 

△소설 부문, 전에 없던 이야기
김미수 작가의 '전쟁터로 간 사랑'은 일제강점기 말기 남양군도를 무대로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병, 강제징용 등 역사적 사실을 그동안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토리와 시선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심사위원회는 본문 속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한 사람의 온몸과 마음을 그토록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드미는 할머니를 보고 처음 알았다'라는 내용에 주목했다. 

심사위원회는 "무엇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가독성과 작품 속으로 빨려드는 흡입력"이라며 "본문 안에 내용들은 사랑의 마음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한다"고 평가했다.

경북에 연고를 둔 작가는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등단했다.

△논픽션 부문, 박진감 넘쳐
허호준씨의 '폭풍 속으로'는 현 구좌읍이 구좌면이던 시절을 무대로 그려낸 르포다. 허씨가 다랑쉬굴 사건의 비밀을 간직한 인물과 그 주변 인물, 사건을 추적하며 기억, 기록을 날줄과 씨줄로 엮은 서사다. 

심사위원회는 "초기 4·3주체들의 문제의식과 초토화 작전 이후 국가폭력 문제를 연결하는 노력이 인상적"이라며 "현재와 과거와의 시공 이동에 따른 시공의 측위가 방대함에도 생동감과 박진감 있는 구성이 지닌 탄탄함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고 평가했다.

제주도에 연고를 둔 허씨는 1989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30여년간 제주를 넘어 국내외 각지를 드나들며 4·3의 진실과 의미를 취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