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 잃은 제주골프 성수기 인기 '뚝'
도외 내장객 회복 언제쯤 거리두기 해제 후 수요 감소 성수기 등 타지역 경쟁 밀려 가성비 관광정책 함흥차사 민관협의체 자구노력 협력
제주도내 골프장 경쟁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골프 성수기를 겨냥한 특가 상품을 내놓은 것인데, 도내 업계는 '가성비 있는 제주관광을 만들겠다'면서도 함흥차사다.
30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골프장 내장객 현황이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대비 다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업체의 자료 제공이 늦어져 자세한 수치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골프여행업계에서는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주 골프장 내장객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2020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특히 도외·외국인 내장객의 경우 2019년 108만8787명에서 2020년 126만8022명으로 증가한 뒤 2021년 185만2067명으로 폭증했다. 도외·외국인 내장객 수치는 2022년 180만1399명대를 유지하다 2023년 141만6969명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의 경우 130만6557명으로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2022년 4월 사회적거리두기 해제로 해외 골프 수요가 늘었지만, 제주 업체들이 고가의 가격정책을 그대로 내세우며 골퍼들에게 외면받은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 골프 성수기로 불리는 4~5월과 9~10월 도외·외국인 내장객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는 실정이다.
5월 도외·외국인 내장객 현황만 보더라도 2021년 22만8254명, 2022년 20만633명, 2023년 15만877명, 2024년 15만3053명으로 감소 추세다. 이대로라면 올해 5월 성수기 영업 역시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주 업계들이 각종 할인을 제공하면서도 성수기 요금에 더해 준성수기 요금까지 책정해 가격을 보존하고 있는 사이 전라도 등 타지역에서는 제주보다 '절반'가격밖에 안되는 상품이 등장하는 등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전남의 한 골프장은 5월 성수기 36홀 그린피에 숙박까지 더해 최저가로 14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주의 경우 비슷한 조건으로 최저가가 25만8000만원으로 책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말요금·성수기 요금 등을 반영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강원도에서도 10만원대 상품이 쏟아지는 등 제주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수도권 접근성이 제주보다 뛰어난 충청·경기권도 제주보다 저렴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관광홍보사무소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골퍼들이 최근 요금이 저렴해진 중국 골프여행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주도는 지난 4월 4일 '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만들기' 민관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여기에는 골프장 업계도 포함된다. 그동안 음식점·관광지 등에서 축제 바가지 요금 근절 등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이 골프장 업계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대중형 골프장 표준약관 준수실태 조사'에 도내 골프장 23곳 중 5곳이 표준약관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골퍼들의 신뢰를 잃고 있는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분과별로 5월까지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제주 그린피가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업체의 자구노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