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던 '제주 닥터헬기', 제주국제공항에 새 둥지 튼다

2년만 '전용 격납고' 준공 지붕 없어 기상 상황 노출 "출동 골든타임 확보 기대"

2025-06-16     전예린 기자
2022년부터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중산간 초지에서 출동 대기했던 제주 닥터헬기가 제 집을 찾게 됐다.전예린 기자 

분초를 다투는 중증외상환자의 생명을 살려 '하늘의 응급실'로 불리는 제주도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가 도입된 지 2년여 만에 제 집을 찾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6일 오전 10시께 제주국제공항 내 응급의료전용 헬기 격납고 개소식을 개최했다.

도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9개월간 총사업비 40억 원을 투자해 연면적 774.38㎡의 지상 1층 격납고와 2,035.18㎡의 계류장을 준공했다.

격납고에 운영 사무실, 탈의실, 샤워장, 휴게실 등 응급의료전용헬기의 안정적인 운영에 필요한 기반시설도 완비됐다.

기존에 제주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계류장에서 격납시설 없이 야외에 계류되면서 기상 요인으로 인한 출동 지연과 기각 사례가 발생하는 등 헬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격납고의 보금자리가 마련되면서 기상 악화에 따른 출동 지연 및 기각 사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응급의료전용헬기 운영 병원인 제주한라병원과 공항의 위치가 가까워 촌각을 다투는 응급상황에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제주한라병원에 도입된 닥터헬기는 글로리아항공에서 위탁 운용하고 있다.

조종사 훈련부터 제트기 정비까지 아우르는 항공 전문 회사인 글로리아항공은 닥터헬기 운용을 위해 조종사와 운항 관리팀, 정비팀을 2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들로 구성했다.

글로리아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닥터헬기 격납고가 없어 태풍과 폭설 등 기상 상황에 그대로 노출됐다"며 "이제 천장이 있는 격납고가 사방팔방에서 막아주기 때문에 기기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별도의 실내 공간을 찾아 헬기를 피신시켜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졌다"며 "헬기 출동 대기 없이도 곧바로 사고 현장으로 출동할 수 있어 응급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오영훈 도지사는 "기존에는 남원읍 수망리에서 출발해 한라병원에서 의료진을 태우고 다시 현장으로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공항 내 격납고가 마련되면서 추자도 응급환자를 47분 만에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다"며 "격납고가 골든타임을 단축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응급의료지원단이 더욱 활성화돼 제주도민들의 응급의료 서비스에 단 한 건의 문제도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 닥터헬기는 지난 2022년부터 현재까지 106회 응급환자를 이송해 소중한 도민의 생명을 지켜내고 있다.

전예린 기자 

16일 제주국제공항 내 응급의료전용헬기 격납고에서 열린 '제주 응급의료전용헬기 격납고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장으로부터 닥터헬기 관련 정보를 듣고 있다.전예린 기자 
16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내 응급의료전용헬기 격납고에서 열린 '제주 응급의료전용헬기 격납고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전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