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먹구구식 오름 관리 이대로 안된다

2025-07-02     제민일보

제주도 전체 면적의 5.5%를 차지하는 368개 오름은 독특한 자연경관과 생태적 가치를 가진 제주의 대표적 자연 자산이다. 그러나 그간 오름 보전과 관련한 11개 법률과 5개 조례 등 각종 보호 제도에도 불구하고 오름 관리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온 것으로 드러나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제주도감사위원회가 그제 공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정책·제도, 관리·이용 분야에서 모두 문제점이 드러나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오름 훼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산악자전거와 ATV 등 무분별한 레포츠 활동은 이미 여러 오름에 심각한 훼손을 초래하고 있다. 자연휴식년제가 시행 중인 오름에서조차 제대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구체적인 이용 가이드라인이 없는 현실은 제주가 오름을 관광자원으로 소비하면서도 정작 보전에는 무책임했다는 방증이다. 행정의 공백을 빌미로 레포츠 활동이 자연을 짓밟고 주민과 탐방객, 이용자 간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탐방객 정보를 제공한다는 '오름탐방 자율관리시스템' 역시 형식적 운영에 그치고 있다. 탐방 불가 오름이 개방된 것처럼 안내되거나 시각 자료는 전무하고, 실제 출입통제 여부도 현장에 가서야 알 수 있는 시스템은 차라리 없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 이제는 도감사위원회의 지적처럼 오름 보호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체계를 갖추고, 무분별한 이용에 대한 책임 있는 통제가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