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물류센터 "이러다 사고 날라"

인명사고 방지대책 시급 폭염에 냉방 장치도 한계 선풍기·냉수로 겨우 버텨 휴게시간 등 대책 목소리 본사 "안전관리 강화 권고"

2025-07-10     전예린 기자
폭염특보가 내려진 10일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한 작업자가 땀에 흠뻑 젖은 채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전예린 기자 

"누구 하나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찜통더위에 폭염특보까지 내려진 10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의 한 쿠팡 물류센터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요란한 택배 차량이 오가는 소리와 뜨거운 열기를 조금이라도 뱉어내려는 작업자들의 거친 숨소리가 뒤섞여 물류센터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운 날씨에도 정해진 시간 안에 작업을 마쳐야 하는 물류센터 내 작업자들은 쉴새 없이 분주하게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쿨토시나 수건으로 몸을 감싸 더위를 물리쳐 보지만 작업자들의 몸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이날 오전 9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임에도 내부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날 정도였다.

넓은 창고 안에는 대형 선풍기들이 가동되고 있었지만 작업자들의 땀을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위에 지쳐 숨을 헐떡이던 A씨는 "휴게공간이 있기는 하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작업을 마치려면 가기 어렵다"며 "밀린 작업을 처리하다 보면 사실상 쉬는 시간이 없는 것과 다름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이날 작업장에서는 위험 요소들로 인해 작업자들이 다칠뻔한 상황들도 목격됐다.

레일 아래로 지나던 작업자는 머리를 부딪히는가 하면, 지게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작업자는 자칫 충돌할 뻔하기도 했다.

이에 도내 물류센터에서 폭염 속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작업환경 개선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더욱이 해당 물류센터에서는 지난해 노동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됐던 만큼 관계기관의 관리 강화 등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쿠팡 본사 관계자는 "지난해 해당 물류센터에서 인명사고가 있었던 만큼 작업 현장 안전 점검 등 관리를 강화하라고 권고하고 있다"며 "해당 사항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쿠팡 물류센터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수차례 해당 물류센터를 방문했지만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전예린 기자 

10일 오전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운 날씨에도 물류센터 내 작업자들은 쉴새 없이 분주하게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전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