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예절로 배우는 사회생활…소비습관이 완성하는 품위"

제민일보사·제주도교육청 주최 김주현 미디어경인 경제부장 강연

2025-07-13     신지윤 기자

과거와 달라진 밥상머리 교육
토론 중심 교육 문화의 중요성
최상류층이 지닌 아비투스 소개
"품위는 보이지 않는 것에서 비롯"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오홍식)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공동 주최하는 '2025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가 지난 2일 납읍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교육은 전통적인 식사예절 소개를 시작으로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식사예절과 인간의 품위를 높이는 교육으로 진행됐다.

△식탁 위에서 길러지는 품격

"행복하고 가치 있는 가족 밥상을 실천해야합니다."

이날 강사로 나선 김주현 미디어경인 경제부장은 '식탁 위에서 길러지는 품격과 인생자본'을 주제로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수업은 전통적인 식사예절과 현대의 변화를 비교하며, 우리가 배우고 지켜나가야할 문화와 예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강사는 "조선시대부터 세종대왕이 날마다 자녀들과 식사를 하며 공부를 가르쳐주는 밥상머리 교육이 이뤄져 왔다"며 "하지만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본어의 가정화를 위해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아직도 밥 먹을 때 대화하지 않는 문화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인구 1000만의 이스라엘은 전 세계 자산, 노벨상 수상자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라며 "이는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자녀에게 답을 알려주지 않고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 책임감은 물론 문제 해결 능력까지 키워주는 토론 중심의 교육 문화 덕분"라고 설명했다. 미국 역시 'STAR(밥상머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능동적인 대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강사는 "밥상은 단순한 식사 공간이 아닌 사랑과 배려를 나누는 따뜻한 교육의 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족과의 유대감 형성을 위해서는 필름이나 영상보다는 가족간의 대화가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밥상에서 가족과 공유하는 시간은 평생 간직할 소중한 기억으로 남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과 가족에게 바라는 것들을 나누며 유대감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또 "규칙적인 가족 식사는 아이들에게 안정감과 소속감을 제공한다"며 "대화를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배운다"라고 말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의 중요성들을 설명했다.

김 강사는 급식을 먹을 때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강사는 "가족뿐만 아니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이 학교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으로서 우리가 만나야될 여러가지 상황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식사 예절을 지키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강사는 "밥상머리 교육은 단순한 예절을 넘어 삶의 지혜와 가치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간이기에 이제는 가족이 함께 식사할 때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가족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지켜야 할 식사 예절 20가지를 소개했다. 식사 예절에는 △시간 약속 지키기 △식사 전 감사 인사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면 그 이후에 수저 들기 △먹는 소리를 크게 내지 않기 △음식물을 씹으며 말하지 않기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느리게 먹지 않기 등이 포함됐다.

△ 상류층의 아비투스

"상류층은 아비투스로 상대와 나를 구분지어요"

강연 후반부에서는 「아비투스」 도서를 바탕으로 프랑스 철학자 사회 문학적 환경에 의해 타인과 나를 구별짓는 취향·습관·아우라를 말하는 아비투스의 개념을 소개하고 인간의 품위 7가지(심리, 문화, 지식, 경제, 신체, 언어, 사회)를 설명하며 이 7가지가 갖춰졌을 때 아비투스가 있는 사람이다라고 표현한다"고 말했다.

김 강사은 "이는 데이트, 면접, 협상 등 다양한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표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취향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상대의 아비투스를 통해 지위를 판단한다"며 "더 많은 명성과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아비투스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부에게는 평평한 길을 만들어주지만, 누군가에게는 날아오르는 것조차 방해할 수 있다"며  "그러나 누구든 새로운 아비투스를 형성할 수 있으며, 자신이 둘러싼 환경과 사람들에 의해 그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강사는  "명품 가방, 스포츠가, 황금시계로 부를 과시하는 신흥 부자와는 달리 진정한 상류층들은 웬만하면 자산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면서 "최정상 리그에 있는 사람들은 조용한 부, 눈에 띄지 않는 소비, 애써 과시 하지 않음으로써 빛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용한 태도와 절제된 소비 방식이야말로 그들의 내면과 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김 강사는 이러한 태도가 단순한 소비 습관을 넘어 삶의 철학과 연결된다고 설명하며 "품위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최상위 계층이 지키는 아비투스로는 △여유 있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표정과 몸짓 △차분하고 천천히 말하는 언어 습관 등이 소개됐다. 특히 김 강사는 "저급한 단어나 욕설을 사용하는 순간 아우라는 사라진다"며 언어적 품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강연을 들은 한 학생은 "소비 습관을 조절하고, 필요 없는 것은 절제할 줄 아는 아비투스를 갖고 싶다"며 자신이 느낀 소감을 전했다.

김 부장은 "어릴 때부터 성공한 사람들 속에서 자란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신감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게 된다"며 "부모가 문제를 해결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는 것이 가장 강력한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교양 있는 태도와 매너는 상류층을 구분짓는 강력한 문화 자본이며, 이러한 자본이 사회적 경계를 만들어낸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신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