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내장객 내리막길…불황 장기화 우려
올해 1분기 작년比 17% ↓ 2018년 제외 10년 중 최저 4~6월 역시 상황 비슷할듯 해외로 간 골퍼 발길 못잡아
'코로나19 호황' 이후 얼어붙은 제주지역 골프장 상황이 좀처럼 풀리지 못하고 있다.
해외 골프 여행객이 늘고, 엔화 약세(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주요 고객층인 외국인 내장객과 국내 다른 지역 골퍼들의 방문이 크게 줄고 있다.
제주도가 공개한 '제주지역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도내 골프장 내장객은 33만927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만6728명)보다 16.6%(6만7458명) 감소했다.
특히 주 방문객이던 도외 및 외국인 내장객은 18만5463명으로 전년 동기(22만6998명)보다 4만1535명(18.3%)이 줄었고, 도민 역시 15만380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17만9730명) 대비 14.4% 감소했다.
골프 비수기를 감안해도 1~2월 유례없는 폭설과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제 폐지 등 여파로 내장객이 급감한 2018년을 제외하면 최근 10년 중 가장 적은 인원이 제주 골프장을 다녀간 것이다.
현재 집계 중인 2분기(4~6월) 골프장 내장객 현황도 크게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지역 골프장은 코로나19 기간 다른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과 대조적으로 호조세를 이어갔다.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연간 내장객 수는 239만9511명이였으며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2022년에도 연간 289만8742명과 282만2395명이 도내 골프장을 찾으며 호황을 누렸다.
이후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2023년 연간 내장객 수는 40만명 가량이 빠지며 241만5970명으로 크게 줄었고, 지난해 234만 7710명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처럼 제주지역 골프장 이용객이 줄어드는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용요금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나면서 저렴하게 골프를 칠 수 있는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제주보다 저렴해진 일본 골프비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도내 골프장 그린피는 주말 최저 18만원에서 최대 30만원, 주중 10만~23만원 수준으로 형성됐고 팀당 부과되는 캐디피는 10만원을 웃돌고 있다. 반면 일본이나 동남아 골프장은 이보다 저렴하게 10만원 내외에서 이용 가능한 상황이다.
행정과 업계가 골프산업 발전을 위한 간담회 등을 갖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절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골프장 불황이 장기화될수록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용료 인하 등 조율과 차별화된 인센티브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김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