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노동자 뇌출혈에 심정지 사망까지…"현장 점검" 예고

진보당 제주도당 15일 기자회견 지난해 하루 1명 사망·1명 쓰러져 과로사 현장 대책 이행 점검 돌입 "제도 개선·후속 조치 이뤄낼 것" 

2025-07-15     전예린 기자
진보당 제주도당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제주지역본부, 택배노조 제주지부는 15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전예린 기자 

최근 제주지역 쿠팡 물류센터 작업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본보 2025년 7월 11일자 1면)이 제기된 가운데 정당과 노동단체가 과로사 대책 현장 합동 점검을 예고했다.

진보당 제주도당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제주지역본부, 택배노조 제주지부는 15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지역 쿠팡 과로사 대책 이행 점검 활동 돌입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 18일 오전 1시40분께 제주에서 쿠팡 심야 로켓배송을 하던 노동자 A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날 오전 7시50분께에는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위치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분류작업을 하던 50대 일용직 노동자 B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처럼 지난해 제주에서 하루에만 노동자 2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등 산재사고가 잇따랐지만 지난 10일 현장을 직접 찾아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을 살핀 결과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진보당 제주도당과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5월, '개처럼 뛰고 있다'며 고된 현실을 호소했던 고 정슬기 노동자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다"며 "그러나 그 이후에도 쿠팡 현장에서의 과로사는 멈추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국정 감사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 등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택배 노동자들의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며 "쿠팡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문제, 분류작업 전가 문제, 프레시백, 회수에 따른 착취 문제 등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지금도 쿠팡 택배 노동자들은 하루 2~3회의 반복 배송과 반복된 분류작업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이 점검 활동의 결과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보고하고, 국정 감사에서 쿠팡의 후속 조치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며 "나아가 노동자 과로사를 멈추기 위한 제도 개혁, 특히 노조법 2·3조 개정을 통해 쿠팡을 비롯한 모든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묻고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것이 쿠팡 배송 노동자들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며 "우리는 쿠팡 택배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국 당원과 함께 이행 점검 활동에 참여할 것이며, 국민 여러분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전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