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제철 식재료 금값에 서민들 한숨만

이상기후 등 농산물 값 급등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 가중 "공급 전략·대책 수립" 필요"

2025-07-17     전예린 기자
무더위가 절정인 17일 제주시 연동의 한 마트에서 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전예린 기자 

"비싸도 너무 비싸졌어요. 여름 제철 식재로 사기 무섭습니다" 

제주에 때 이른 무더위가 들이닥치면서 농산물 가격이 줄줄이 인상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17일 오전 제주시 이도동의 한 마트에는 무더위 속에서도 장바구니를 손에 든 손님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날 채소류가 쌓여 있는 매대 앞에 있는 손님들은 선뜻 장바구니에 식재료를 담지 못했다.

한 손님은 "브로콜리 한 개가 2600원이면 너무 비싼 거 아니냐"며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얼마 남지 않은 브로콜리 4개를 황급히 담아 갔다.

제주시 노형동의 한 대형마트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여름 제철 과일을 맛보기 위해 판매대 앞에 삼삼오오 모여있던 손님들은 선뜻 구매하지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이모씨(52)는 "수박값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한 통에 2만원이 넘을 줄 몰랐다"며 "무더위에 수박이 생각나서 사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다른 과일을 사야겠다"며 수박을 다시 내려놓았다.

이처럼 제주지역에 이른 폭염 등 이상기온으로 농산물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상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무더위에 생산량 자체가 감소한데다 비싼 가격을 내고 식재료를 사둔다고 해도 상품성이 떨어진 채소나 과일 등이 언제 팔릴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최근 수박 1개 소매 가격은 2만9816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2만1336원보다 39.75% 폭등했다. 전월 2만1877원과 비교해도 36.29%나 오른 셈이다.

또 다른 채소류인 참외(10개)값 역시 전년 대비 16.03% 오른 데다 토마토 1㎏ 2.85%, 브로콜리 1개 6.66% 등으로 각각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보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과채류 가격이 급등했다"며 "날씨 영향으로 수박 등 여름철 과일이 가격이 폭등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인 물가 관리나 공급 전략·대책 수립도 검토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전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