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날부터 '북새통'
[이재명 정부 경기 부양책 시작] 은행·동주민센터 인산인해 나이 지긋한 어르신 대부분 요일제 적용 몰라 헛걸음도 "사칭 각종 문자 접속 주의"
이재명 정부의 첫 대규모 경기 부양책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날인 21일 도내 주민센터와 은행에는 수십명의 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9시께 방문한 제주시 연동주민센터에는 입구에서부터 민생쿠폰을 신청하러 온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층에 마련된 접수장 입구부터 1층 계단까지 주민들의 대기 줄이 발 디딜 틈없이 이어졌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안내 직원들은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며 민원인 상대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주민센터에는 이른 시간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줄지어 찾아왔다.
연동에 거주 중인 현모 할머니(80)는 "창구가 복잡할 것 같아 딸과 함께 아침 일찍 나왔다"며 "충전된 돈으로 생활용품도 사고 병원비에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후까지 지급 방법과 유의 사항 등을 안내하는 센터 직원들의 안내가 쉼 없이 이어졌지만 일부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한 주민은 병상에 있는 어머니를 대신해 주민센터를 방문했는데, 위임장 없이는 대리신청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에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같은 날 도내 은행권 창구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찾은 제주시의 한 시중은행 창구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을 위해 많은 고객들이 몰리면서 평소보다 붐볐다.
해당 은행 영업점은 '출생 연도 끝자리' 기준을 적용해 신청 가능하다는 안내 스티커를 부착해 뒀지만 사실을 모른 채 영업점을 찾아왔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방문객도 종종 목격됐다.
창구 직원이 어르신께 "출생연도 끝자리가 1이나 6이 맞으시냐"고 묻자 어르신은 요일제가 적용되는 줄 몰랐다며 아쉬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시중은행 제주도 소재 한 지점 관계자는 "영업 개시 전부터 많은 고객들이 찾아와 신청을 위해 대기했다"며 "신청 요일제에 대한 인지를 못하고 온 고객들이 많다. 자신의 생년월일 끝자리를 꼭 확인하고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급이 시작되면서 이를 사칭한 각종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정부, 은행, 카드사 등 공식 문자 메시지에는 인터넷 주소(URL)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URL이 포함된 문자를 수신했다면 절대 링크를 눌러 접속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9월 12일 오후 6시까지 약 8주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을 받는다.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월(1·6) △화(2·7) △수(3·8) △목(4·9) △금(5·0)요일에 신청할 수 있다. 26일부터는 출생연도와 관계없이 신청 가능하다.
제주 기준 1차 지급액은 1인당 기본 18만원이다. 소득에 따라 최대 43만원까지 제공된다.
주요 사용처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인 전통시장, 동네마트, 식당, 의원, 학원 등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배달앱(비대면 결제), 유흥·사행업종 등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전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