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카메라 앞에 선 경로당 회장님

김규선 서귀포시 공보실 보도팀장

2025-07-27     김규선

"우리 경로당 회장님이 뉴스에 나왔다니까, 처음엔 다들 깜짝 놀랐죠. 그런데 지금은 방송 나오는 날이면 다 같이 모여 앉아 기다립니다"

서귀포시가 지난 5월부터 선보인 시니어 맞춤형 뉴스 콘텐츠 '나가 고르쿠다'는 이름부터 정겹다. 제주어로 '내가 고르겠다', 즉 '내가 선택하고, 내가 전하겠다'는 주체적 의미를 담고 있다. 지역 경로당 회장님 두 분이 앵커로 나서 시정 소식, 복지 혜택, 생활 정보 등을 전하는 영상 콘텐츠다. 정보 전달을 넘어 어르신들의 언어와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하면서 공감과 신뢰를 이끌어내고 있다.

처음엔 떨리는 마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던 두 분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러운 진행과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주변의 응원도 이어졌다. 영상 속 복지정보에 대한 문의도 늘고, "이젠 유튜브도 친숙하다"는 반응도 자주 들린다.

경로당에서는 방송이 끝나면 자연스레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거 우리한테 해당되는 혜택 아닌가?" "다음 회차도 같이 보자"는 대화가 오가며 함께 보고 웃고, 정보를 나누는 그 시간이 바로 이 콘텐츠의 진짜 의미일지도 모른다. '나가 고르쿠다'는 정보의 통로이자,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통합의 창구다.

서귀포시는 앞으로도 어르신이 '정보의 수신자'가 아닌 '당당한 소통의 주인공'이 되는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누구도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고 나이와 상관없이 디지털 세상에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매 회차가 어르신들에게 작은 즐거움이 되고, 서로 소식을 나누는 따뜻한 시간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