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칭다오 화물선 뱃길 열린다

해수부 합의, 내달 취항 전망 직항 이용시 비용 41% 절감 건축자재 수입 등 파급효과 항만 신규 일자리 창출 기대  아직은 부족한 물동량 '숙제'

2025-08-03     윤승빈 기자

제주항과 칭다오항을 잇는 신규 항로가 우여곡절 끝에 개설된다. 지난해 11월 중국 선사가 해양수산부에 개설을 신청한 이후 8개월만이다.

제주도는 이르면 9월 초 제주와 중국 칭다오를 잇는 컨테이너 화물선이 취항한다고 3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제주와 칭다오간 신규 항로 개설에 합의했다. 

앞으로 운영선사 평가 이후 양국 정부가 확정하고 선사가 해상운임 공표 및 운항계획 신고 절차를 거치면 해양수산부의 수리를 거쳐 실제 운항을 시작하게 된다.

제주항이 1968년 무역항으로 지정된 이후 57년만에 처음으로 국제 컨테이너 화물선이 정기 운항하게 되는 것이다. 

새 항로 개설로 제주기업들의 수출입 물류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에는 부산항을 거쳐 중국으로 수출할 경우 컨테이너(1TEU)당 204만4000원이던 비용이 직항을 이용하면 119만4000원으로 약 41.6% 절약된다.

도는 연간 수출 물동량에 대한 절감액을 2500TEU 처리시 21억원, 8400TEU 처리시 71억원, 1만400TEU 처리시 88억원으로 추산했다. 

운송시간도 부산항 경유 대비 최소 2일 이상 단축된다. 날씨로 인한 운송 중단이나 통관 지연 등의 불확실성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물량을 가진 중소기업들도 제주항에서 다른 화물과 함께 묶어서 수출할 수 있게 되면서 수출 진입장벽도 낮아질 전망이다.

또 인천항 등 기존 항만을 거치지 않고 중국산 건축자재 직수입은 물론 제주산 생수·화장품 직수출이 가능해져 제주경제 다방면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원재료 수입과 완제품 수출이 용이해져 제조기업 제주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역장비 운영, 보세구역 관리, 선박 입출항 지원 등에 추가 인력이 필요해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에 따라 스마트공동물류센터, 내륙거점 물류센터와 연계한 제주신항 물류 인프라 조성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물동량 확보 방안은 숙제로 남는다. 우선 제주와 칭다오를 오가는 화물선은 1회 약 700TEU 투입 가능하다. 화물선은 주1회씩 연간 52회 운항한다. 이에 따른 최대 물동량은 약 3만6400TEU다. 

손익분기점은 1만400TEU로, 아직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다만 도는 3~4년이 지나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도는 그러면서 물동량 확보방안 마련을 위한 전담팀을 지속 운영하며 신규 수출입 물량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오영훈 도지사는 "2023년부터 산둥성과의 교류협력을 전략적으로 추진해온 결과"라며 "지방정부의 외교 노력으로 제주항을 동북아 물류거점으로 육성하는 핵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운송경로 확보와 함께 제주가 글로벌 물류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제주항의 국제물류 기능 강화 및 동북아 해상물류 환적 허브로의 도약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