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지구
[책 읽어주는 남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2050 거주불능 지구」
폭염이 계속되는 여름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올해 더위는 유별나서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하소연이다. 실제로 폭염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물론 전 지구를 찜통으로 만들고 있는듯하다. 지구가 불타고 있다는 말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곧 폭발이라도 할 듯이 펄펄 끓고 있다.
우리 눈앞에 펼쳐진 아마겟돈의 세상을 떠 올리지 않아도 이미 지구는 충분히 위기의 상황에 놓여 있다. 최근에 읽은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의 『2050 거주불능 지구』는 한계치를 넘어 종말로 치닫는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지구의 현황을 이렇게 말한다. "일상 자체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일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어느 지점까지 견딜 수 있을지 확신도 계획도 없는 도박이라도 하듯 애초에 인간이 진화할 수 있었던 환경적인 조건을 벗어던져 버렸다."
지금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은 너무나 다양하다. 지구 변화는 무엇보다 온난화에 의해 생긴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의 위기는 산업,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했으며, 이 온실가스가 지구의 대기와 바다의 온도를 점점 높여서 이상 기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증거들은 지구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듯이 지구는 불볕더위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현상은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온도가 평균 1.5°C 가까이 상승했다는 사실이 잘 입증해 준다. 평균기온이 1°C 상승하면 전 세계 40억 명이 견디기 힘든 폭염을 겪는다고 하니, 지구 온난화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더욱이 앞으로 지구가 여태 경험한 것보다 더 심한 더위를 맞이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어놓고 있다.
지구의 여러 곳에서 빙하가 녹아내리고, 많은 산불과 태풍이 발생하고 있다. 지도의 지형을 바꿀 정도로 빨리 녹아내리는 빙하는 지구의 커다란 재앙이 될 조짐이다. 지난 1975년부터 올해까지 50년간 사라진 빙하는 약 9천 GT로 독일 면적에 육박하는 양이라고 한다. 빙하는 지구 곳곳의 해수면을 높이면서 주택의 붕괴는 물론 도시의 구조를 불균형하게 흔들면서 생존의 위협을 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구 다른 한편에서는 심각한 가뭄과 홍수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저지대 나라들은 물에 잠기고 있다. 또한 최근 20년 간 극심한 산불은 2배 이상 증가했고, 산불로 인한 삼림 소실은 거의 두 배에 달했으며 도시는 위험에 당면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호주의 산불 소식은 커다란 뉴스거리였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곳곳에서 산불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러한 각종 자연 재해들은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머잖아 인류에 재앙이 닥칠 거라는 위기감을 낳고 있다. '살인적인 폭염'부터 '반복되는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상식과 사회의 근간을 뒤엎을 기후재난은 이미 미래의 재앙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바로 얼마 전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이 전 세계에 창궐하면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지만 이제 아무 일 없다는 듯 안도하고 있다. 기후 변화가 일으키는 온갖 이상 기후와 재난에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딱히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는다.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은 장기화하면서 막대한 탄소 배출이 일어나고 있고, 군비경쟁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데 꼭 필요한 국가들 사이의 협력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면서 인류 사회의 처지가 흡사 '냄비 속의 개구리'와 같다고 인류학자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절망할 겨를도 없이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지구는 우리가 사는 집이다. 우리가 우리의 집을 돌보지 않는다면 누가 돌볼 것인가.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우리를 어려움에 빠뜨리는 것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다고 굳게 믿는 것이다."고 말했다. 불타는 지구의 모습을 보라! 아픈 지구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 환경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피해가 발생했을 때 그 영향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된다. 과학 기술의 발달과 고도화된 자본화로 인해 우리의 생활은 한없이 편리해졌지만, 대신 우리는 환경오염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다가올 미래 세대들을 위해 보다 나은 삶의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은 우리의 책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