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비자 확대, 빈틈없는 대응책 시급
2025-08-07 제민일보
정부가 오는 9월 29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전국으로 한시 확대키로 했다. 한중 상호 비자 면제 조치에 따른 대응이지만, 제주의 입장에서는 오랜 관광 경쟁력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다. 제주 관광업계가 역풍을 우려하는 것은 중국인 무비자 혜택이 단순한 입국 편의 이상으로 제주가 수도권이나 부산·강원 등과 차별화할 수 있는 실질적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과의 프로모션, 맞춤형 상품 개발 등 나름의 대응책을 내놨지만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비해 예산의 한계가 분명하다. 당장 10월 중국 국경절, 11월 광군제 등에 대규모 방한 수요가 예고돼 있지만 비교우위가 사라진 제주를 선택할 유인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존의 방식을 넘어 '왜 제주인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콘텐츠와, 행정의 빈틈없는 대응책이다.
면세점들의 위기에서 보듯이 중국인 인바운드 시장은 변화가 빠르고 경쟁이 치열하다. 무비자 확대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서울, 부산, 인천 등 인프라가 우수한 지역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는 단기 마케팅에 그치지 말고, 위기를 자립의 기회로 삼아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고품질 관광으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또한 제주에게 상대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조치인 만큼 형평성을 고려한 한시적 보완조치나 전환기 대응 지원도 정부에 적극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