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소비 쿠폰, 전통시장 살리는 '마중물'

고정호 제주도 상인연합회장

2025-08-10     고정호

요즘 전통시장과 상점가들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썰렁하던 매장에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규모가 작은 여러 상점에서도 말소리가 들린다. 아직 한산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그늘진 마음에 불씨 하나가 피어난 듯 반갑다.

이런 반가움의 뿌리는 바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덕택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거주 지역의 전통시장과 상점가에서 물건을 사도록 유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 쿠폰은 온라인 쇼핑이나 대형 시장이 아니라 중소 규모의 상점이나 전통시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쿠폰 이용에서 이런 제한은 당초 정책 입안자들이 세심하게 고려해 마련한 것이라고 본다.

이 쿠폰이 사용되면서 상인들에게서 들은 얘기들이 있다. "그동안 썰렁하던 우리 가게에도 손님이 오더라" "전에는 보지 못하던 젊은 손님들도 가게를 찾아오더라" "손님 중엔 쿠폰 덕에 우연히 가게에 들렀다가 단골이 된 손님도 있다" "아예 상점 문을 닫을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고객이 제법 찾아오니까 상품 진열이라도 새롭게 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등이다. 이번 정책으로 인해 중소 규모의 상점들은 매출이 제법 늘었다. 조금씩 예전의 활기를 되찾아가는 것이다.

소비 쿠폰은 최초 발급신청과 사용 방법도 간편하다. 상인들도 QR코드 한 번 찍는 것으로 대금 결제 등 모든 절차가 한꺼번에 해결되니 참 효율적이다.

흔히 경제는 생명체와 비슷해서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물품 생산자와 상인, 소비자 사이에 거래와 교류가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 서민들이 중소 규모의 가게를 자주 찾으며 물품 구매와 소비를 활발히 할 때 일상생활에 활력이 넘치며 전통시장과 상점가도 활성화되리라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국가 경제 정책은 실로 엄중한 문제여서 최고의 전문가들도 깊고 넓게 고민해야 간신히 올바른 해답을 마련할 수 있다. 이번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은 작게는 일반 국민과 중소 상인에게, 크게는 국민 전체에게 실효성이 큰 정책이라 본다. 앞으로도 일반 소비자는 물론 전통시장과 상점가, 그리고 골목상권 상인들도 윤택하게 살 수 있도록 이끄는 민생회복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수립·추진되기를 부탁한다.